방탄소년단 ‘426만장’
방탄소년단 ‘426만장’

코로나 여파로‘의외의 호황’
방탄, 판매량 4년만에 3배↑
NCT, 사전 주문만 112만장
블핑, 걸그룹 첫 밀리언셀러
트와이스 등도 속속 합류할 듯


K-팝의 실물 앨범 판매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음원 다운로드나 스트리밍에 쏠려 있던 팬들의 음악 소비 형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실물 앨범 쪽으로 뚜렷하게 옮겨 가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무대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앨범과 굿즈(Goods)가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가져다준, 의외의 행운이다.

올해엔 지금까지 소위 ‘밀리언셀러’ 앨범이 5장이나 나왔다. 지난달 30일 가온차트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7’은 지난 2월 발매 후 9일 만에 판매량 400만 장을 넘었고, 현재까지 누적 약 426만 장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 가수 최다 판매 기록 자체 경신이다. 몇 년 전과는 확연히 다른 추세다. 방탄소년단이 연간 100만 장 이상을 판매하며 밀리언셀러에 오른 게 2016년(약 144만 장)이다. 4년 만에 3배로 늘어났다.

방탄소년단이 이달 발표할 새 앨범 ‘BE(Deluxe Edition)’에 대한 기대도 높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다이너마이트’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1위를 한 이후에 내는 새 앨범이어서 팬들의 기대 심리가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그렇다 치고 그룹 세븐틴과 엑소의 멤버 백현도 올 상반기에 100만 장을 넘겼다. 특히 세븐틴은 지난 6월 말 발표한 미니 7집 ‘헹가래’로 발매 첫 주에 109만 장을 넘긴 후 지금까지 약 120만 장을 판매했고, 지난달 19일 발매한 스페셜 앨범 ‘세미콜론(Semicolon)’도 첫 주 판매량만 약 93만 장을 기록해 밀리언셀러에 육박했다.

블랙핑크 ‘120만장’
블랙핑크 ‘120만장’

SM엔터테인먼트 소속 NCT도 지난 9월 발매한 정규 2집 ‘NCT-더 세컨드 앨범 레조넌스 파트1(The 2nd Album RESONANCE Pt.1)’으로 판매량 121만 장을 돌파했다. 사전 주문량만 112만 장으로, 2년 전 1집 앨범의 첫 주간 판매량 약 10만 장을 10배 이상으로 뛰어넘는 자체 최고 기록이었다. 곡에 따라 다양한 조합과 색깔을 보여주는 연합팀 NCT U를 비롯해 NCT 127, NCT 드림, 중국 보이그룹 웨이션브이(WayV)의 멤버 23명이 힘을 합친 결과였다. 가온차트는 상반기 K-팝의 앨범 판매량이 지난해의 30% 정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올해 들어 앨범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구매 수요의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적으로 아티스트의 월드 투어가 취소되는 등 현장에서 만날 기회가 사라지면서 앨범과 굿즈에 주목하는 성향이 높아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앨범이나 굿즈는 음원 다운로드나 스트리밍에 비해 소장 가치가 높다. 요즘 앨범에는 CD 외에도 아티스트의 사인지와 화보, 카드 등이 들어 있어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미국 빌보드 차트와 해외 매체, SNS를 통해 K-팝 아티스트들이 더욱 널리 알려진 측면도 있다. ‘핫 100’과 ‘빌보드 200’을 석권한 방탄소년단을 시작으로 슈퍼엠, 블랙핑크, NCT, 몬스타엑스 등 빌보드를 ‘안방 차트’처럼 오르내리는 K-팝 아티스트가 많아지면서 국제적 지명도도 더욱 높아졌다.

보이그룹에 비해 앨범 판매량에서 뒤졌던 걸그룹도 밀리언셀러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블랙핑크가 정규 1집 ‘디 앨범(The Alblum)’을 120만 장 판매해 K-팝 걸그룹 최초의 밀리언셀러가 됐다. 지난달 2일 발매된 ‘디 앨범’은 지난달 말까지 120만 장 넘게 팔렸다. 앞서 나온 앨범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확연하다. 2018년 ‘스퀘어 업’의 첫 주 판매량은 약 10만 장, 2019년 ‘킬 디스 러브’는 약 14만 장이었다. 10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디 앨범’은 발매 직후 세계 57개국 아이튠즈 앨범 차트 정상에 올랐다. 이어 ‘빌보드 200’에 2위로 진입했다. 이 역시 K-팝 걸그룹 사상 최고 순위다.

이 외에도 예비 밀리언셀러들이 대기 중이다. 걸그룹 트와이스는 지난달 26일 정규 2집 ‘아이즈 와이드 오픈(Eyes Wide Open)’을 발매하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앨범은 발매 후 사흘간 국내에서만 약 20만 장이 판매됐다. 2015년에 데뷔한 트와이스는 지난 5년간 국내에서 540만 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했다. 해마다 100만 장꼴이 된다.

방탄소년단의 ‘동생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이제 데뷔 2년 차인데도 사전 주문량이 엄청났다. 지난달 26일 발표한 세 번째 미니앨범 ‘미니소드 1: 블루 아워(Minisode 1: Blue Hour)’가 40만 장이나 나갔다. 포브스는 “2020년 밀리언셀러 K-팝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굿즈가 포함돼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앨범, 코로나19의 영향, 그리고 훨씬 편리해진 온라인 구매 사이트 덕분에 K-팝 실물 앨범 판매가 강세”라고 분석했다.

김인구 기자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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