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훈(30)·신은혜(여·32) 부부

저(은혜)와 남편은 임신 후 결혼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는 스물둘, 남편은 저보다 두 살 어린 스무 살이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졌기에 걱정이 많이 됐습니다. 그러나 걱정보다는 아이를 책임지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아이를 낳기로 하자 부모님은 연을 끊자고 하실 정도로 반대하셨죠. 그럼에도 저희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아이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남편은 대학교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남편이 제게 소개팅을 시켜달라며 말을 걸어왔죠. 부탁대로 소개팅을 주선해줬는데, 그 후에도 제게 자꾸 연락하는 겁니다. 알고 보니 남편은 처음부터 제게 관심이 있었고, 저와 친해지고 싶어 소개팅을 부탁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연락을 주고받다 남편이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답을 보류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고향집에서 동생이 사고를 당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남편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당황한 저를 붙잡아줬습니다. 고향까지 함께 가주고, 가족처럼 옆에서 저를 계속 챙겨줬죠. 제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이 남자라면 함께해도 괜찮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그렇게 만난 지 1년 만에 아이가 생겼습니다.

원룸부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공장에 나가 밤낮없이 일했고, 저는 옷을 만들어 팔며 생활비를 마련했죠. 닥치는 대로 돈 버는 일에 매진했던 덕인지 10년이 지난 지금은 여유도 조금 생겼습니다. 아이들과 여행도 다니고 좋은 추억도 만들며 재미있게 살고 있습니다. 결혼식은 2015년 5월 17일에 올렸습니다. 그 사이에 아이 둘이 더 생겨 다섯 식구가 됐죠. 더할 것 없이 행복한 요즘이지만, 하나 바라는 게 있다면 먼 훗날 아이들이 저희 부부가 내린 결정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랑스럽게 여겨줬으면 합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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