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숲 ‘합법목재 이용 촉진을 위한 세미나’

무차별 벌목에 사라지는 산림
온난화 등 기후변화 가속화 요인

‘합법 목재’ 교역 촉진 위한
국내 시민단체 역할 중요해져

기업·소비자 긍정적 인식 형성
공감대 확산 위한 방향 논의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 Institute·WRI)는 지난해 6초마다 축구장 크기의 열대원시림이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8년보다 2.8% 더 많은 규모로, 최소 2.8기가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시켜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산림 벌채는 지속 가능한 산림 경영의 목적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되는 것도 있지만, 불법적인 방식으로 이뤄지는 벌채 행위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국제 환경단체인 ‘산림경향(Forest Trends)’의 2014년 보고서에서는 2000∼2012년 사이 열대우림 벌채의 3분의 1 이상이 불법적인 산림 전환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은밀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불법 벌채 행위들을 정부 기관의 감시만으로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여러 국제 환경단체가 불법 벌채와 유통을 감시하고 각국 정부에 처벌을 권고하고 있다.

국제 환경단체인 ‘환경조사기구(Environmental Investication Agency·EIA)’는 1984년부터 야생생물보호와 산림보호 등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특히 산림 관련 범죄를 폭로하고 불법 공급된 목재 제품과 그 땅에서 생산된 상품들을 국제 시장에서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조사 활동과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아프리카, 러시아, 루마니아, 페루 등의 불법 벌채 행위를 감시하고, 미국 등 국제 시장에서의 불법 벌채목 거래를 제한하는 법률 제정 및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노력하며, 지역 사회에서 불법 벌채 행위를 줄이고 숲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건설하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EIA는 지난해 7월 아프리카 가나의 불법 장미목 무역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 발표 이후 중국과 가나의 불법 무역 근절을 위한 국제적 캠페인이 전개됐으며 그 결과, 가나의 대(對)중국 장미목 수출량이 약 90% 감소했다. 보고서에서 EIA는 가나에서 2012년 이후 약 54만 t(약 600만 그루) 이상의 장미목이 불법 벌채돼 중국으로 수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결국, 가나 정부는 지난해 8월 ‘장미목 무역 부패혐의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장미목 불법 거래를 중단시켰다.


이에 앞서 지난 2012년 EIA는 미국 유명 악기 제조사 깁슨(Gibson)이 마다가스카르와 인도로부터 불법 벌채된 최고급 목재(흑단)를 수입한 것을 밝혀내 미 연방정부의 조사와 막대한 벌금 부과를 끌어냈다. 이는 불법 벌채를 방지하는 데 있어 정부와 민간단체 간의 중요한 협력 사례로 꼽히고 있다.

비정부기구(NGO)의 활동이 활발한 국제적인 분위기와 달리, 아직 우리나라 환경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불법 벌채·무역·유통에 대한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그린 컨슈머 활동’과 ‘착한 소비’가 확산될 수 있도록 NGO들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합법 목재 교역 촉진을 위한 정부 차원의 중·장기 계획에 NGO의 역할이 포함돼야 하고, 국제적인 연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행히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가격보다는 가치에 더 관심을 두는 추세여서 목재 소비에서도 바람직한 소비자 운동이 가시화할 여지가 충분하다. 일부 목재 제품 시장에서는 친환경 소비가 정착하고 있다. 중저가 가구에서 주로 사용하는 접착제인 ‘포름알데히드’는 1급 발암물질로, 방출량에 따라 친환경 등급이 매겨진다. 방출량이 가장 많은 E2부터 E1, E0, SE0 등급으로 나뉜다. 미국, 유럽 등은 E0 등급 이상만 실내 가구용으로 허용하고, 일본은 SE0 등급 이상만 실내 가구용으로 판매한다. 국내 시장에 나오는 가구들은 특별한 정부의 제재를 받지 않지만, 국내 가구업계에도 ‘E0 제품’이 정착되고 있다. ‘친환경’이 가구업계의 생존 키워드가 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국내 인증 기준보다 높은 미국이나 유럽 기준에 맞춘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 시민단체들도 불법 목재 유통 차단을 위한 활동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사)생명의숲은 3일 ‘합법목재 이용 촉진을 위한 세미나’(포스터)를 서울 숲센터에서 열어 국립산림과학원, 한국임업진흥원 등 전문가들로부터 불법 벌채와 환경 파괴, 불법 목재 근절을 위한 국가별 동향에 대해 듣는다. 또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그린피스 등 시민단체와 국제적 산림 불법 벌채 및 유통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대응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기업들이 합법목재 이용을 의무화하고, 소비자들은 합법목재 제품 소비를 통해 지구촌 환경에 기여한다는 긍정적인 인식을 끌어낼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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