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총 무장하고 무차별 난사”
총리 “가해자, 단호한 조처”
내무장관 “집에 머물러라”
경찰, 도주중인 공범 추적중
이슬람 범죄자 소행 추정도
대규모 총격에 유럽 초긴장


오스트리아 수도 빈 도심 여러 곳에서 2일 동시다발적인 총격 사건이 발생해 용의자 1명을 포함, 최소 3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최근 프랑스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데 이어 그동안 상대적으로 테러 발생 빈도가 많지 않았던 오스트리아에서도 대규모 총격 사건이 벌어지면서 유럽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이날 쿠리에, 디프레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당국은 이날 오후 8시쯤 빈 중심가인 1구 인근의 6곳에서 잇따른 총격 사건으로 이 같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인 1명을 현장에서 사살했고, 도주 중인 공범을 추적하고 있다. 특히 부상자 14명 중 6명이 중상이어서 사망자는 늘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사건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장총으로 무장한 괴한들을 피해 사람들이 바 안으로 도망쳐 왔고 범인들이 이들을 쫓아와 바 안에서 총을 난사했는데,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며 “이후 경찰이 와 범인을 사살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한 카를 네하머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아직 사건이 완전히 종결되지 않았다”며 “시민들은 가능한 한 집 안에 머물러 있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특수부대가 테러리스트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수색하고 있다”며 “용의자들이 이동 중이기 때문에 수색 지역을 빈으로 한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용의자가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사건 현장 주변에 유대인 예배당인 시너고그가 있어 이번 사건이 인종차별 혹은 이슬람 범죄자들의 행각일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은 오스트리아 내에서 1995년 폭발물 테러로 4명의 집시가 사망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테러사건이라고 쿠리에는 전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던 무슬림 이민자나 시크교 근본주의자가 사살되는 사건은 있었지만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불특정 다수가 공격당한 사건은 25년 만이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끔찍한 테러 공격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우리는 이에 굴하지 않을 것이고 경찰은 가해자들에게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오스트리아 한국대사관은 현재까지 한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한인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긴급 대피하고 사건이 종료될 때까지 대기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알렸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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