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복귀항로 물량확보 애로
컨船 운임도 역대 최고치 눈앞


한시가 급한 국내 수출 기업들이 높은 운임과 함께 수출품을 선적할 선박을 확보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적 해운사인 HMM(옛 현대상선)은 정부와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 상생협력을 하기로 하면서 선박을 추가 투입하고 있지만 복귀 항로 물량 확보가 쉽지 않아 선박 투입 항로에서의 수익 악화가 예상된다.

글로벌 해운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컨테이너선 공급을 줄인 상황에서 3분기 이후 물동량이 증가하자 글로벌 해운 운임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3일 해운 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운임 수준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30일 1529.99를 기록했다. 올해 최저치였던 지난 5월 초(818.16)와 견주면 약 6개월 만에 2배가량으로 오른 수치다. 곧 역대 최고치(1583.18)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국내 수출 기업이 많이 이용하는 미국 운임이 많이 올랐다. 미국 서안(西岸) 항로 운임은 지난달 30일 1FEU(40피트 길이 컨테이너 1대분)당 3849달러를 기록, 9월부터 계속 380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중소·중견 수출업체는 높은 해운 운임이 버거운 상황에서, 화물을 선적할 수 있는 컨테이너선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글로벌 해운사들이 아시아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 선박을 집중 투입하면서 한국을 우선순위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 구조물 등을 제작하는 A 기업은 수출품을 선적할 선박을 섭외하지 못하자 항공 운송을 급히 수소문했다. 업체 관계자는 “제품 특성상 무게가 많이 나가 비용적인 면에서 항공 운송은 어렵다”고 말했다.

선박 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국적선사인 HMM은 정부와 협의하에 미주 노선에 컨테이너선을 투입하고 있다. 물동량이 늘면 HMM의 수익이 늘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HMM도 미국에서 돌아오는 컨테이너선에 실을 화물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출업체들이 배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을 2017년 한진해운 파산 결정의 ‘나비효과’로 보고 있다. 한진해운 파산 후 국적 선사의 컨테이너 선복량은 반 이상 줄었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정부는 이미 몇 달 전부터 글로벌 해운사들에 경고성 신호를 보냈는데 우리 정부는 이제서야 국적선사에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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