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를 쓴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 두 번째)가 부통령 재직 당시인 2013년 12월 7일 손녀 피너건(〃첫 번째)과 함께 판문점 인근 올렛초소(GP)를 방문해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 소대장으로부터 비무장지대(DMZ) 경계 태세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AP 뉴시스
■ 결과 다르게 한 핵심변수는…
트럼프, 코로나 심각성 무시 확진자 970만명 ‘최악 상황’
바이든, 마스크 유세 차별화 공화 지지 노년층 돌려세워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후 흑인들 참여하며 최고투표율 7000만여표…오바마 기록 추월
바이든 대선 후보가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으로 처음 정계에 진출했던 1972년 의회에서 활짝 웃고 있는 모습. 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이틀째인 4일 개표에서 주요 경합 주인 ‘러스트벨트’에서 역전을 이뤄내며 승기를 잡았다. 또 바이든 후보는 7000만 표 이상을 획득, 역대 최다 총득표를 얻으면서 이미 기록도 세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종차별 반대시위 등으로 ‘반(反)트럼프’ 정서가 깊어지면서 승리의 여신은 바이든 후보에게 바짝 다가섰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지난달 31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드라이브인’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P 뉴시스
사실 올해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 경제는 역사상 최저점까지 떨어진 실업률, 최고점을 찍은 주가 등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민주당은 대선 후보 경선 기간 바이든 후보로 대표되는 중도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으로 대표되는 급진파 간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2016년 대선 패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반전됐다. 코로나19 발생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독감보다 가벼운 질병으로 치부하는 등 확산을 막는 데 실패했다. 특히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밥 우드워드의 저서 ‘분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월에 코로나19 심각성을 알고도 묵살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잠시 주춤하자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를 조기에 완화해 재확산을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실패로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970만 명에 육박하며 세계 최고치까지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도 마스크 착용 등을 무시하고 대면 유세를 벌이다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유세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와 관련해 과학자와 의사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들을 경시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 이는 공화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노년층이 바이든 후보 지지로 돌아서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백인 경찰의 과잉 체포 과정에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미 전역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반대시위도 바이든 후보 승리의 요인 중 하나다. 인종차별 반대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인종차별주의적 언행을 해온 것과 맞물리면서 폭발력이 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29일 1차 TV 토론에서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프라우드 보이즈에 대해 비판이 아닌 “뒤로 물러서서 대기하라”(Stand back and stand by)고 말해 비난을 받았다. 이에 반해 바이든 후보는 대선 기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브로맨스를 내세워 흑인 표를 다졌다. 또 바이든 후보는 흑인·인도 혼혈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해 표 단속을 확실히 했다. 이런 흐름은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거부감을 드러내며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던 흑인들이 이번 대선에 대거 투표에 참여하는 현상을 가져왔다. 이로 인해 투표율이 급등하면서 바이든 후보는 7000만 표 이상을 획득해 지난 2008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세운 역대 최다 총득표 수(6950만 표)를 갈아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