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선, 감성에 치우친 싸움
유권자 반지성주의 확대 우려”
미국정치 전문가인 하상응(사진)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신승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굳건하게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 교수는 “미국 사회의 정치적·정서적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반지성주의의 확대도 우려했다.
하 교수는 5일 오전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분위기로는 바이든 후보가 가까스로 이길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법적 대응을 한다는 계획은 자신이 수세에 몰린 것을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로 논란이 됐고, 지난 4년 동안 국민을 분열시켰다는 평가를 받지만, 승부가 박빙으로 흘렀다”며 “46∼48%의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만약 바이든 후보가 이기더라도 압도적 차이의 승리가 아니어서 트럼프 재선캠프의 재검표 요구, 개표 중단 소송 절차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양 진영이 서로를 반목하는 경향은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 민주주의가 쇠퇴해왔다는 것에 대한 합의는 이미 있었다”며 “정서적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민주당과 공화당이 서로를 정정당당하게 경쟁해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겼다면 최근 들어 상대 진영을 절멸의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것. 하 교수는 이를 “상당히 감성적 차원의 싸움”이라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 올해 대선 레이스에서 정책 이슈가 전면에 나오지 않은 점을 꼽았다. 그는 “토론 과정에서 두 후보가 외교·의료보험·세금 등 굵직한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논박하기보다는 서로를 비난했다”며 “서로 이해하려고 시도조차 안 하는 것이 미국의 정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확증편향이 커져 유권자의 반지성주의가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하 교수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국내 정치에 집중할 것이라며 새 행정부가 외교 정책과 관련해 새로운 어젠다를 만들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평가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다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진전을 이루려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정부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한 적극적 외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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