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제21대 국회 출범 이후부터 줄곧 상법개정안을 두고 논란이 많다. 그 핵심 내용은 두 가지다. 먼저, 감사위원 중 1명은 반드시 소수주주 측 인사로 선임되도록 하고, 모든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에게는 특수관계인을 포함, 지분율을 계산해 3% 의결권 제한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모회사 주식의 1%(상장회사는 0.01%)만 소유하면 모회사가 지배하는 자회사의 이사를 상대로도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다중대표소송 제도의 도입이다.

이와 관련해 경제계에서는,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3%로 제한하게 될 경우 해외 헤지펀드 등이 기업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분리 선출된 감사위원이 경쟁업체 소속 인사인 경우에는 기업의 기술이 유출되는 등의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걱정한다. 그리고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시 해외 투기자본이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대표소송을 제기한 후 주가가 급락하면 주식 취득 후 일정 기간 경과 후 처분하는 방법으로 단기 시세차익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런데도 법무부와 여당은 자본시장 활성화 명분 아래 크게 3가지 이유로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첫째, 우리 자본시장이 최소한이나마 제 기능을 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2000년대 이후 소액주주 관점에서 기업 거버넌스가 후퇴하고 있어 이를 차단해야 한다. 셋째,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되면서 대주주의 지배력이 확대돼 편법 거래들이 이뤄지고 있어 견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상법 개정 시 정반대되는 결과가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우선, 감사위원을 분리 선임하고 의결권 제한 범위를 확대하면 자본가들이 국내 자본시장 투자를 회피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의결권 제한이 확대되면 주주는 자신의 지분을 통해 재산을 관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작아지므로 투자를 기피하게 되고 주가가 떨어져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더 클 수도 있다. 소액주주 보호 차원에서의 거버넌스 후퇴를 만회하기 위해 상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논리적 모순을 안고 있다. 결론적으로, 최대주주 여부를 떠나 누구의 지분이든 법률을 통한 의결권 제한은 투자한 만큼 권리와 의무를 갖도록 보장하는 주식회사의 본질에 위배돼 자본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 그래서 어느 나라도 의결권을 법률로 제한하지 않는다.

또한, 다중대표소송 제도가 도입되면 모회사의 소수주주가 됨과 동시에 자회사 등 수십 개 회사를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모회사의 소수주주에 의해 국내 상장기업의 상당수가 교란당하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 오히려 자본시장은 위축되고 주가 하락으로 소액주주들의 투자 손실이 커질 수도 있다. 특히, 외국계 헤지펀드가 지주회사 주식을 0.01%만 소유한 채 수십 개의 자회사를 위협할 수 있게 되면, 상법이 지배주주를 견제하기보다는 외국계 헤지펀드만 배 불리는 제도로 전락할 수 있다.

따라서 당·정의 이번 상법개정안은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친 다음 새로운 개정안을 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더 나아가, 2·3차 산업을 중심으로 규정돼 있는 현행 상법을 4차 산업시대에 적합한 신(新)상법이 될 수 있도록 대대적인 개정안을 내놓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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