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열린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왼쪽 사진)는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며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됐지만, 올해 1월 축제에서는 이상고온 현상과 집중호우로 행사장 휴장 기간이 늘어나면서 화천군이 큰 손해를 입었다. 화천군청 제공·뉴시스
지난해 1월 열린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왼쪽 사진)는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며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됐지만, 올해 1월 축제에서는 이상고온 현상과 집중호우로 행사장 휴장 기간이 늘어나면서 화천군이 큰 손해를 입었다. 화천군청 제공·뉴시스
코로나로 속타는 강원 지자체

강행하자니 집단 감염 우려
취소하자니 지역 경제 침체

산천어축제, 개최쪽에 무게
태백산 눈축제 “예측 불가능”
평창 송어축제·눈꽃축제 취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면서 ‘눈과 얼음의 고장’ 강원지역 지방자치단체가 겨울축제 개최 여부와 규모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서는 기본적인 방역수칙에 ‘4㎡당 1명’의 인원 제한 규칙을 지키면 행사를 개최할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 관광객이 몰리는 축제 특성상 행사장을 매개로 언제든 연쇄 감염 가능성이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시작하는 겨울축제 운영을 위해서는 늦어도 이달 중으로 개최 여부를 결정해야 행사를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시국에서 섣불리 개최를 확정했다가 투입한 예산을 회수하지 못하는 등 낭패를 볼 수도 있어 축제를 취소하는 지자체도 생겨나고 있다.

6일 강원도와 일선 시·군에 따르면 화천군은 세계 4대 겨울축제 중 하나로 꼽히는 ‘화천 산천어축제’ 개최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산천어축제는 매년 150만 명 이상이 방문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직결되는 행사인 만큼 개최 쪽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언제 다시 코로나19가 확산할지 예측할 수 없어 고심하고 있다.

올해 초 열린 축제에서는 집중호우와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로 축제를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해 미리 구매했던 산천어를 폐기 처리하는 등 큰 경제적 손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화천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내년 1월 축제장에 풀어놓을 산천어 사전계약 물량 190t을 절반 이하로 줄여 놓은 상태다.

화천군은 코로나19 추이와 지역 여론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늦어도 이달 중으로 축제 개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화천군 관계자는 “지역경제를 위해 계획대로 열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주민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올해는 취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맞서고 있다”며 “지역경제와 주민 안전을 고려해 상황에 맞게 축소 개최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매년 50만∼1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태백산 눈축제’도 개최와 취소의 갈림길에 섰다. 태백산 눈축제는 지역 최대 행사로 대형 눈 조각 전시 위주의 프로그램인 만큼 준비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예년 같으면 이미 대행사 선정, 제설팀 구성 작업을 마무리했을 시기지만, 아직 개최 여부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코로나19에 취약한 진폐증 환자가 많은 지역 특성상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큰 것도 걸림돌이다. 여기에 행사장이 국립공원인 태백산 일대여서 축제를 열기 위해서는 국립공원공단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개최를 앞두고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는 경우 발생하는 매몰 비용도 걱정이다. 태백산 눈축제 예산은 10억 원 정도로 눈 조각 제작 등 행사장 기반 조성에 전체 예산의 50% 정도가 투입돼 행사 취소 시 최소 5억 원이 넘는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올해부터 행사를 주최하는 태백시문화재단 관계자는 “당장 내일 상황도 알지 못하는데 축제가 열리는 내년 1월 코로나19 상황을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 겨울축제의 원조로 불리는 ‘인제 빙어축제’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인제군은 축제 개최 여부 결정에 앞서 지난달 초부터 주민 여론 수렴에 이어 지역사회 단체·기관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어 축제 및 방역전문가 회의를 거쳐 조만간 개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홍천군은 내년 1월 예정된 ‘홍천강 꽁꽁축제’의 축소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축제를 위해 이미 계약한 송어 20t을 활용한 ‘맨손 송어 잡기’ 등 소규모 이벤트 중심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편 평창군은 앞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오는 12월 예정됐던 ‘평창 송어축제’ 취소를 결정한 데 이어 내년 1월 열기로 했던 ‘대관령 눈꽃축제’도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축제 일정을 짜고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등 축제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시기에 도내에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고려됐다. 온라인으로 축제를 진행하는 방안도 논의했지만, 대관령 눈꽃축제의 경우 특산품 판매가 아닌 청정 자연 중심이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채택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평창군 관계자는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며 축제 개최 여부를 고심했으나, 아쉽지만 축소 진행 역시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춘천=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
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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