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논설고문

理性도 양심도 완전히 저버려
성추행이 부른 시장선거 공천
‘道理’ 의미 오염시킨 궤변도

윤석열 찍어내기 ‘개혁’ 위장
문명사회라고 하기도 어려워
양심세력이 힘 키워 제압해야


극단적 흉악범이나 파렴치범을 두고 “사람도 아니다”거나 “짐승만도 못하다”고 한다. 본능인 욕망을 채우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염치·도덕 등은 안중에 없는 사람이다. 짐승과는 다른 인간의 핵심 특성인 이성(理性)과 양심(良心)이 아예 없다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권의 ‘개혁 사기(詐欺)’ 행태도 민주주의 파괴 차원을 넘어, 최소한의 이성과 양심마저 저버렸다. 문명사회의 집단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다. 문 대통령이 내세워온 ‘정치 개혁’ 위선(僞善)은 대표적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 때문에 치러질 내년 4월 7일 보궐선거 후보자 공천을 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당헌(黨憲)을 바꾼 전말은 그 전형에 해당한다.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하면 재·보궐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헌 규정은 문 대통령이 민주당으로 개명하기 전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이던 2015년에 만들며 “정치 발전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그러고도 민주당은 국민 혈세 838억 원이 드는 내년 4·7 보선의 후보 공천을 하려고, 기존 당헌에 ‘전(全) 당원 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덧붙이는 파렴치를 서슴지 않았다. 이낙연 대표는 “공천을 통해 시민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道理)” 운운 궤변으로 ‘도리’ 의미까지 오염시켰다. “86.64%의 압도적 찬성”으로 발표했지만, 당원 26.4%만 투표했다. ‘전 당원 투표는 투표권자 3분의 1 이상’인 당헌·당규의 정족수 미달이었다. 그러자 “의결 절차가 아니라 의지를 물은 것”이라며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한다”던 공언도 없던 말로 돌리고 밀어붙였다. 어느 최고위원은 “국민도 여야 모두 시장 후보 낼 거라고 이미 알고 계신다”고도 했다. 상습 절도범이 “또 훔칠 걸 모두 알았기 때문에 정당한 도둑질”이라고 우기는 격이다. 문 대통령은 침묵으로 사실상 승인했다.

‘문 정권 권력범죄에 대한 수사 차단’으로 둔갑한 ‘검찰 개혁’도 다르지 않다. 문 정권이 찍어내려는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3일 신임 부장검사 대상 강연에서 “검찰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공화국 정신에서 탄생한 것인 만큼, 국민의 검찰이 돼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진짜 검찰 개혁은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를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는 검찰”이라고 했다. 당연하고, 옳은 말이다. 하지만 한 친문(親文) 민주당 의원은 엉뚱하게 “검찰 파쇼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혹세무민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 언행과 행보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중차대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적반하장이다.

추 장관은 ‘문 정권 권력범죄에 대한 수사를 차단하려는 저의(底意)’이면서 ‘위법’이라는 지적에 아랑곳없이 ‘인사 학살’을 거듭하며 수사지휘권·감찰권을 남발한 것도 ‘개혁’이라고 강변한다. ‘추 장관이 법적·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린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를 겨냥해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며 인사 보복도 시사했다. 검사 수백 명이 ‘치졸하고 무도한 좌표 찍기 공격’ ‘북한도 아닌데 무서워서 말도 못 하는 세상이 온 것 같아 슬프다’ ‘검찰 개혁으로 포장해도 정치권력의 검찰권 장악이 본질’ 등으로 반박한 이유다.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는 ‘정부와 법무부의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거나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아닌지 여쭤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런 검사들에 대해서도, 여권은 전방위 겁박에 나선다. 그 윗선 또한 침묵하는 문 대통령이다.

이 밖에도 ‘야만(野蠻) 국가’의 길로 가는 문 정권 국정(國政)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다. 문 정권 스스로 반성하고 정상(正常)이 되기를 기대할 수는 없을 지경이다. 검사 등 공직자를 포함한 깨어 있는 국민이 이성적이고 양심적인 세력의 힘을 더 키워, ‘야만 정권’을 제압하는 수밖에 없다. 자유민주주의를 되찾기도 하는 그 길의 결실을 기필코 거둬야 한다. 머잖아 그럴 수 있다는 신념과 희망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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