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경제失政 낙제점 평가
임기 지날수록 개선커녕 추락
부동산대란 분노 임계점 수준
실타래 안 풀고 인기 영합 치중
정책 실기는 장기침체 늪 초래
경쟁질서 훼손 결과 참혹할 것
지난 9월 한 민간경제연구기관은 경제정책 향방과 관련, 이런 내용의 대(對)정부 권고를 했다. “경제 위기 장기화로 인한 성장 잠재력 및 산업 기반 붕괴를 막기 위해 산업별 특성에 맞는 구조조정 및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 정부가 귀를 기울이는 흔적이 없었다. 되레 이즈음 정기국회 개원에 맞춰 불도저 같은 거여(巨與)의 기업규제 3법 강행 방침 소식만 들렸다.
이런 맥락에서, 과거 4년간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공과(功過)를 살펴봤고, 지난달 30일 문화일보가 창간 29돌(11월 1일)을 맞아 실시한 경제 민심 결과는 ‘당연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집권 후 경제정책 평가에서 최하점인 F 학점(60점 미만)을 매긴 응답자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 54.4%로 파악됐다. 지난해 이맘때 같은 질문에서는 29.4%였다. 그 비중이 1년 새 25%포인트나 상승했다. C 학점 이하는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특히, 부동산 대란을 제어할 방안에 대해서는 ‘주무부처 장관 등 주택정책 담당 관료 교체가 필요하다’는 답이 가장 높게 나왔다. 그동안 24차례가 넘는 부동산 대책을 땜질식으로 내놓았지만 단 하나도 맞아떨어진 게 없다. 세입자 안정을 내건, 명분은 그럴싸한 임대차법 시행은 오히려 주거안정을 해치며 전세대란에 불을 질렀다. 매물 부족은 19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전셋값은 천정부지, 고공행진이다. 1억∼2억 원씩 치솟은 전셋값 부담에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 답변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부동산정책 담당자들은 살 집을 찾지 못해 발을 구르고 통장 잔액을 셈하는 전세 난민들에게 ‘석고대죄’해야 한다. 사금파리 같은 정책을 동원해 서민·중산층을 압슬(壓膝)한 것과 매한가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코미디 같은 난맥상만 연출하고 있다. 최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식 양도세 등 당정 간 대립에 사의(辭意)를 표명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경제회복을 이끌 적임자”라고 다독이며 재신임했다. 최근 민심은 당·정·청 경제정책 운용의 실패 책임을 물어 낙제점을 매겼다. 처절한 자기반성과 정책의 재점검, 오류의 수정을 요구한 것과 같다. 전세대란도 정책 실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답을 찾기 어렵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도 사의 파동과 수습 과정을 지켜보면 오랜 내수 침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서민·중산층 경제의 붕괴는 안중에도 없는, 신파극을 보는 듯하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집중된 한국 경제의 올해 마이너스 성장은 기정사실화됐다. 본격 회복 시점이 후년이 될 것이란 분석도 들린다. 정책 운용을 실기(失機)했다가는 장기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가뜩이나 경제 전반은 2017년 현 정부 출범 초기부터 기망(欺罔)스러운 소득주도성장을 시작으로 적폐 청산을 내건 노골적인 반(反)기업 정책과 친(親)노동·친노조, 규제 ‘방치’ 정책으로 일관하면서 난마처럼 꼬여 있는 상태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성장잠재력은 훼손됐으며 기업 활력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천문학적인 일자리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됐다.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정책 실패의 참담한 몰골은 훨씬 자명하게, 벌써 드러났을 터이다. 이런 기조가 당·정·청 수뇌부에 뼛속 깊이 각인돼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극명한 사례 하나. 16년 전인 2004년 당시 정부·여당의 세제 개편안을 두고 경제계에서는 이런 고언이 쏟아졌다. ‘과거 들추기와 이념 논쟁에 몰두하면서 경제가 곧 회복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만 남발하지 말라’고. 정책의 일관성 유지 및 불확실성 해소, 반기업 정서 해소, 기업 경쟁력 강화, 규제 완화, 재정의 효율적 집행이 절실하다는 게 핵심이다. 지금 적용해도 아무런 무리가 없으니 뒤집으면 바뀐 게 없다는 의미다. 현실과 유리되고 시장질서와 괴리된 탁상(卓上)과 몽상(夢想)의 결과는 큰 후유증을 남길 수밖에 없는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20세기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사회철학자인 루트비히 폰 미제스(1881∼1973)는 이런 말을 남겼다. “대기업이 실수를 범하거나 비리를 저지르는 것보다 거대정부가 국민을 위협하는 것이 훨씬 더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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