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자동차의 ‘자율주행 유지모듈’을 불법으로 제작하고 유통한 일당이 처음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불법 자율주행 유지모듈은 자율 주행차의 안전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장치로, 장착하면 장시간 운전대를 잡지 않고 운전할 수 있어 교통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스마트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이용하면서 장시간 운전대를 잡지 않고 운전하도록 불법으로 자율주행 유지모듈(일명 LKAS(HDA) 유지모듈)을 제작·유통한 업자 각각 1명과 이를 장착한 50명 등 모두 52명을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제작업자 A 씨는 2018년부터 최근까지 불법 자율주행 유지모듈 4031개(6억 원 상당)를 만들어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전국 차량 부품 장착업체로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첨단 운전자 지원기능인 LKAS(HDA)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설계된 제어장치로 이를 훼손한 유지모듈은 불법 튜닝장치라고 밝혔다. 차로유지보조시스템인 LKAS는 차량이 전방 차선을 인식해 차로 중앙을 유지하면서 주행하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고 HDA는 고속도로에서 전방의 차량과 차선을 인식해 앞차와의 거리와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를 유지하도록 하는 장치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상용화된 자율 주행차는 1~2단계(주행 조향·고속도로 주행 보조) 수준으로, 자율주행 기능이 있는 차량도 항상 운전대를 잡고 운전해야 하지만 불법 자율주행 유지모듈을 장착하면 운전대를 잡지 않고 운전할 수 있어 교통사고 위험성이 높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대구의 한 업체가 인터넷을 통해 불법으로 자율주행 유지 모듈을 판매하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하면서 유통업자와 제작업체를 비롯해 이를 장착한 전국 49개 자동차정비업체를 적발했다.

경찰은 불법 자율주행 유지모듈을 장착한 운전자에 대해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해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고 불이행하면 형사입건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모듈 장착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튜닝행위”라며 “이를 사용 중인 운전자는 신속하게 제거하고 새로 장착하려는 운전자도 법률에 따라 처벌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박천학 기자
박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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