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조 규모 원유선 수주도 ‘눈앞’
10월엔 전세계 발주 70% 따내
국내 조선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수주가뭄에 처하면서 올해 신규 수주 목표액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 모두 아직 올해 수주 목표치의 50%도 달성하지 못했다. 조선 3사는 올 연말에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선을 수주해 일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10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조선소의 올해 1~9월 신조선 수주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 감소한 262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에는 한국 조선사들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의 3분의 2 이상을 수주하면서 4개월 연속 수주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글로벌 누적 발주량으로는 전년 대비 48%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올해 초 연간 수주액 11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정한 현대중공업그룹은 같은 기간 73척, 52억5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2조274억 원 규모의 쇄빙 LNG운반선 6척을 수주했다. 이로써 올해 33억 달러 규모의 신조선을 수주했지만 올해 목표치(72억1000만 달러)의 45%에 그쳤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1억 달러 규모의 신조선 선박을 수주했지만 역시 목표액(84억 달러) 중 13%만 달성했다.
국내 조선 3사는 연말 수주 물량이 시장에 조금씩 풀림에 따라 남은 기간 일감 확보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지난 9일 한국조선해양은 유럽 소재 선사와 2000억 원 규모의 30만 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약 1조 원 규모의 VLCC 10척에 대한 수주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 선박에 대한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가 2022년부터 시행되는 점 등을 고려할때 연말부터 코로나19로 미뤄졌던 발주가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이 해외 대형 LNG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내년에 본격 발주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프로젝트 시기가 앞당겨져 올해 말에도 수주 물량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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