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 관련 부서에 예산 배정
사용처 내역 공개 의무도 없어
“사실상 특활비… 과하게 많아”


사용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법무부의 방첩정보예산 100억여 원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수사·정보수집을 담당하는 검찰의 특수활동비로 94억 원가량이 집행된 가운데, 수사 부서가 아닌 법무부 내 출입국 관련 부서에 100억 원에 육박하는 정보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또 하나의 법무부 특활비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11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법무부 출입국 관련 부서에 배정된 정보예산은 93억5200만 원으로 파악됐다. 정보예산은 국가정보원 등과 함께 업무를 할 때 쓰이는 예산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가 아닌 정보위에서 심사·편성되는 사실상 ‘깜깜이 돈’이다. 그만큼 다른 예산과 달리 투명하게 사용 내역을 공개할 의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또 하나의 특활비다. 실제 국정원은 기밀성을 위해 자신들의 예산을 각 부처에 일부 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정보예산의 대다수는 국정원이 아닌 법무부가 자체적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정보예산 중 대부분은 외국인 체류 질서확립 사업 관련 조사·심사 직원들에게 매월 20만~25만 원을 정액으로 지급하기 위한 용도로 책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직 국정원 고위 관계자도 “법무부 정보예산은 출입국 관리소에서 쓸 정보비, 예를 들어 불법체류자 색출망 운용, 국내체류 외국인 동향 파악 등을 위해 책정된 정보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정원 몫은 10~20%인 10억~20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검찰 내부에선 올해 전국 검사 2200여 명에게 배정된 검찰 특활비가 94억 원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법무부 정보예산으로 100억여 원이 배정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외국인 체류 질서 확립 사업을 위한 직원들에게 배분되는 돈이라고 해도 그 규모가 너무 크다”며 의문을 제시했다.

법무부는 정보예산의 정확한 사용처를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9일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법무부·대검 특활비 검증에서도 법무부는 정보예산과 관련해선 일절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예산에 대한 야당 의원의 질의에도 “사용처를 밝힐 수 없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만약 정보예산 100억여 원이 규정대로 쓰이지 않았을 경우 법령 위반에 해당된다. 과거 국정원 댓글 사건 때 한 간부가 동원 인력에 대한 인건비를 지급한 것을 두고도 대법원은 예산 항목의 목적 외 전용은 업무상 횡령이라고 판결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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