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4마이크로미터’ 성공
기술력 5∼8년 앞서 업계 최고
4공장은 전체 자동화 기술 적용
3분기 매출 첫 1000억원 돌파
지난 9일 전북 정읍시 북면의 한적한 도로를 지나자 파란 지붕의 현대식 공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SK그룹이 올해 초 공격적인 투자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SKC 자회사 SK넥실리스 정읍공장이다. SK넥실리스 4공장에서는 전기차 배터리(2차 전지)의 핵심소재인 동박(전지박)을 생산하기 위해 수십 대의 거대한 ‘제박기(동박을 만드는 기계)’가 쉴새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동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 기술로 얇게 만든 막으로 2차전지의 음극재다. 구리 용액을 머리카락의 20∼30분의 1 두께인 얇은 막으로 만들어 판매용 롤에 감는 게 주요 공정이다. SK넥실리스는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4마이크로미터(㎛, 1㎛는 10만 분의 1m) 안팎의 얇은 2차 전지용 동박 생산에 성공했다. 이는 종이두께의 30분의 1에 해당한다. 가정에서 쓰는 알루미늄 호일(16㎛)과 견줘도 4분의 1 두께다.
이처럼 얇은 동박을 뽑아낸 뒤 거대한 롤에 수십㎞까지 찢어지지 않게 2∼4일에 걸쳐 쉬지 않고 감아내는 것이 기술의 요체다. 4공장은 전체 자동화 기술이 적용돼 한 공정당 작업 인력이 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동박을 실어나르는 노란색 ‘무인운반로봇’ 등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공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SK넥실리스의 동박 제조 기술력은 업계에서 평균 5∼8년을 앞설 정도로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자선 SK넥실리스 동박생산팀장은 “동박을 얇고 길게, 넓게 만드는 건 결코 쉽지 않다”며 “얇을수록 잘 찢어지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독자적인 첨가제 등을 사용해 성능 면에서도 차별화된 동박이라고 SK넥실리스 측은 설명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SK넥실리스는 지난 7월 IR52 장영실상 대통령상을 받았다.
SK넥실리스의 동박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SK넥실리스의 출하량은 월 기준 2600t을 넘어서며 최대치를 경신했고 지난 3분기에는 사상 처음 매출액 1000억 원을 돌파했다.전상현 SK넥실리스 생산본부장은 “4공장이 가동을 본격화한 데다가 유럽 전기차 판매 증가 등으로 배터리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SK넥실리스는 동박 생산능력을 증대하기 위해 5, 6공장 증설도 진행 중이다.완공되면 동박 생산능력은 2022년 5만2000t으로 늘어나 단일 규모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생산기지가 된다.
정읍 =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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