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 살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 내가 아이를 키운 줄 알았는데 아이가 나를 키운 셈이다. 육아(育兒)가 아니라 육아(育我)했다.” (p 8)
화제의 베스트셀러 ‘마녀체력’의 저자 이영미의 신작 ‘마녀엄마’(남해의 봄날) 속 구절이자 책 전체를 아우르는 문장이다. 책은 25년간 출판편집자로 일하고, 27년간 아내와 며느리, 엄마로 살아온 저자가 쓴 아들 키운 이야기다. ‘마녀체력’으로 많은 이에게 운동 에너지, 언제 어떤 상황이든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자극했던 저자가 이번엔 엄마들의 마음을 들쑤신다. 부정적 뉘앙스가 아님을 밝혀두는데, ‘들쑤신다’고 한 건 이 시대 엄마로(부모로) 사는 것의 어려움 때문이다. ‘육아’는 한 사람의 모든 것의 복합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환경부터 가치, 지향점, 눈물 콧물 빼는 일상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독립된 생명체 아이의 선택과 반응까지, 모든 것의 결과물인 것이다. 조언이 절실한 분야지만 그만큼 조언은 자신의 모든 것을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좀 괴롭고 마음을 들쑤시는 일이다.
하지만 ‘마녀엄마’는 현명하다. 아이의 선택을 인정해 자유롭게 멀리 가도록 하면서도 아이가 힘들 땐 언제나 뒷배가 되려 한다. 아이를 몰아세우기보단 먼저 자신을 되돌아본다. 스스로 생기 넘치고 도전하는 엄마, 스스로 진정한 어른이 돼 아이와 만나고 싶었다고. 이 지점에서 ‘마녀엄마’는 ‘마녀체력’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먼저 자신을 단단하게 해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수 있다는. 이 어려운 길을 걸어가며 실패와 좌절, 시행착오 속에 얻은 인생 선배의 경험담이 소중하고 고맙다. 초보 부모부터 아이를 독립시킨 부모들 그리고 육아(育我)를 원하는 모든 이가 읽으면 좋겠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