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에도 수출만 회복되면 활기를 띨 것이라 예상됐던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질 못하자 정부가 속앓이하고 있다. 수출은 확실히 회복세지만, 고용지표가 워낙 악화일로고 기대했던 내수 역시 정체가 이어지며 정부는 ‘회복’이란 표현을 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가 더 이상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면서 내수 활성화를 위한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관세청이 16일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확정치)에 따르면, 10월 수출액은 지난해 동월과 비교해 3.8% 감소한 448억9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10월 초 추석 연휴가 끼어 있었음을 고려하면 선방한 것이라 평가받는다. 실제로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21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평균 수출액이 플러스로 전환한 것은 처음이다. 11월 1~10일(잠정치) 일평균수출액도 12.1% 증가하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4분기 ‘반등’ 내지 ‘회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데 신중을 기하고 있다. 수출을 제외하면 여전히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는 것이 수치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고용 상황은 취업자 감소, 실업자 증가 패턴이 8개월째 지속하며 신음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진정된 10월엔 오히려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만 명이 넘게 줄며 6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내수 역시 코로나19 진정 여부와 관계없이 정체 상황을 보이고 있다. 10월 중순부터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진정됐지만, 백화점 매출액(-4.1% → 2.3%), 할인점 매출액(2.1% → 2.8%), 카드 국내승인액(6.4% → 5.2%) 등은 9월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코로나19가 더 이상 변수가 아닌 상수로 기능해 이미 소비 패턴이 변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내수 활성화를 위한 뾰족한 수단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재정 출혈을 초래한 ‘당근’ 정책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달 1~15일 진행된 ‘2020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와 10월 22일부터 순차적으로 재개된 8대 소비쿠폰(숙박·관광·공연·영화·전시·체육·외식·농산물) 역시 코로나19 상황에서 극적인 내수 반등 효과를 이끌어 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대 규모의 ‘코세페’로 되살아난 소비심리를 바탕으로 연말 특수를 노리던 유통업계도 불안감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8월 말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자 매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 빠진 바 있다”며 “10~11월 매출이 좋아서 연말 특수를 기대했는데 불안하다”고 전했다. 8대 소비쿠폰 지급 재개로 희망을 품었던 관련 업계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경재 대한숙박업중앙회 회장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 고객들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며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