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2018년 10월 친한 동생 소개로 만났습니다. 저(슬기)는 “오랜만에 얼굴이나 보자”는 동생 연락에 나갔는데 막상 가보니 사람이 여럿이었습니다. 즐겁게 모임을 마치고 집에 가려는데 웬 남자가 차까지 바래다주겠다며 따라왔습니다. 바로 남편(정석)이었습니다. 남편은 그날 모임을 저와의 소개팅 자리로 알고 나온 참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평소 낯을 가리는 저를 생각해 동생이 자연스럽게 만나게 해주고 싶어 만들어진 자리였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데 차창 밖으로 쑥스러운 듯 번호를 묻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연락처를 건넸습니다.
단둘이 만나기로 약속한 저는 우연히 남편의 SNS 프로필 사진을 보다 예상치 못한 인물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사촌 언니의 남편 즉, 사촌 형부였습니다. 알고 봤더니 남편은 사촌 형부와 같은 회사 친한 선후배 사이였습니다. 장난기가 발동한 저는 남편과 만났을 때 슬그머니 사촌 형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은 갑자기 말이 없어지더니 20분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심각한 모습에 오히려 당황한 저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사촌 형부가 회사에서 존경하는 선배인데, 평소 “가족은 건드리지 말자”고 말할 정도로 가족 사랑이 지극해 혹시 저와 사귀다가 헤어지면 어떻게 회사 생활을 해야 하나 잠깐 걱정했다고 답했습니다. 남편을 만나면 저도 모르게 웃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이 사람과 만나면 참 사랑받고 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연인 사이로 발전했습니다.
사귄 지 채 50일도 지나지 않아 결혼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직 결혼 생각이 없다던 남편이 먼저 “우리 그냥 결혼할까?”라고 말을 꺼냈고 저도 진지하게 답했습니다. 결국, 연애 2년 만인 지난 10월 24일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여보. 앞으로 우리가 살아온 날보다 함께할 시간이 더 많을 텐데 서로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되자. 우리는 뭐다? 하나다. 항상 고맙고 사랑해.”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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