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O, 동해 표기 ‘일본해’ 대신 번호로 쓴다

총회서 만장일치로 합의

세계 각국이 바다 이름 표기 시 기준으로 삼는 ‘국제수로기구(IHO)’의 새로운 표준 해도(海圖)집에 ‘동해’(East Sea)나 ‘일본해’(Japan Sea)와 같은 지명 대신 번호로 표기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표준 해도집을 근거로 했던 일본의 일본해 단독 표기 주장 근거가 사라지게 됐다.

17일 외교부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IHO 회원국들은 전날 화상으로 개최된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의 미래에 대한 비공식 협의 결과 보고’ 관련 총회 토의에서 해도집 ‘S-23’의 개정판인 ‘S-130’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개정판의 핵심은 디지털화와 고유 식별 번호 부여다. 정부 관계자는 “IHO는 기존의 ‘S-23’은 출판물로만 공개한다는 방침”이라며 “앞으로 S-23이 추가로 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HO는 총회 결과를 회원국에 서면으로 회람한 뒤 12월 1일쯤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1929년 초판이 나온 ‘S-23’은 동해를 일본해라고 표기했고 일본은 이를 근거로 동해의 명칭이 일본해라는 주장을 고수해 왔다. 한국 정부는 1997년부터 ‘동해’ 병기를 주장해 왔으나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IHO가 숫자로 바다 명칭을 표기하는 방식을 제안하면서 절충점이 마련됐다.

박수진·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