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O‘고유 식별번호 표기’확정

디지털海圖 일본해 표기 막아
번호부여까진 최소3년 걸릴듯


‘국제수로기구(IHO)’가 새로 나오는 디지털 해도(海圖)집에서 숫자로만 바다 이름을 표기하기로 하면서 ‘동해’(East Sea)를 ‘일본해’(Japan Sea)로만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일본 주장이 힘을 잃고 동해 표기를 둘러싼 한·일 양국 분쟁도 23년 만에 변곡점을 맞게 됐다. 하지만 동해가 실제로 고유의 식별번호를 부여받기까지는 최소 3년 정도는 더 남은 것으로 보이는 데다 일본 일각에서는 기존 아날로그 해도에 방점을 두고 일본해 표기가 유효하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어 후폭풍이 우려된다.

17일 외교부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날 열린 IHO 2차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새로운 국제표준 해도집 ‘S-130’은 바다 이름에 동해나 일본해 같은 명칭 대신 식별번호를 부여하자는 게 골자다. 현행 표준 해도집인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의 디지털화가 해도집 개정의 주요 근거였는데 동해 명칭을 둘러싼 한·일 갈등이 이어지며 개정 작업 지체를 우려한 마티아스 요나스 IHO 사무총장이 숫자 표기라는 중재안을 내놨다. IHO는 일제강점기였던 1929년 일본해로 단독 표기한 S-23 초판을 발간했고, 1937년(2판)과 1953년(3판)에도 이런 표기를 유지해왔다. 김영삼 정부가 1997년에야 이를 파악해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자는 국제 외교전을 시작했다.

이번 IHO의 결정에서도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자는 정부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최소한 일본해 단독 표기를 막았다는 점에서 의미는 크다. 일본 역시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막는다는 차원에서 중재안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식별번호 표기라는 방향은 잡혔지만 과제도 산적해 있다. 구체적인 식별번호 부여 방식과 내용은 2023년 IHO 총회가 열려야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는 여전히 일본해 단독 표기를 고수하고 있는 구글 등 대기업과 미국, 유엔 등을 설득하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 일각에서 일본해 표기가 유효하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일본해 표기를 단독으로 사용하도록 지침을 이어가는 방안이 승인될 것”이라며 S-23을 부각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IHO에서도 S-23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역사적 변천을 보여주기 위해 기존에 나온 출판물로서만 공개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반박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박수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