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김해신공항 타당성 검증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16일 부산 가덕도동 대항항 전망대에 항공기 모형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김해신공항 타당성 검증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16일 부산 가덕도동 대항항 전망대에 항공기 모형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 김해신공항 백지화 수순 파장

민주당 내년 보궐선거 위해
당헌까지 개정 후보 공천 방침
총선땐 비례위성정당 등 논란
차기대선 승리 겨냥한 노림수


정부가 김해신공항 건설사업을 백지화하고 더불어민주당이 부산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불을 붙이면서 여권이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백년대계인 국책사업마저 선거 포퓰리즘에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여권 전체가 2022년 대통령 선거 ‘전초전’ 성격을 띠는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국론 분열, 지역 갈등, 국책 사업 변경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의식했다는 게 중론이다. 보궐선거의 판이 커진 만큼 결과에 따라 2022년 대선 흐름까지 좌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내년 선거가 민주당의 승리로 끝나게 되면 전국 단위 선거 5연승을 달성하는 데다 ‘20년 집권’도 가능하다는 게 여권의 시각이다. 하지만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이미 결정된 지 4년이 지난 국책사업을 번복했다는 비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민주당은 선거 승리를 위해 국민과 약속을 어기고 당헌 등을 변경했다. 지난 4월 총선 직전 민주당은 비례위성정당에 반대해온 입장을 번복하고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한 바 있다. 또 당헌을 고쳐 귀책사유가 있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했으며, 현역 국회의원 등이 선거에 출마할 경우 불이익을 주기로 한 조항도 삭제해 경쟁력이 높은 현역 의원이 출마할 길을 열어 주기도 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며, 선거 승리를 위해 인기 영합적 정책을 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숙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안이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 역할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면 민주당은 부산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기정사실화하겠다는 분위기다. 이낙연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검증위 발표 이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위한 지원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태스크포스(TF) 등 전담기구를 만들어 후속대책 등을 점검하도록 할 것”이라며 “관련 예산 증액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특별법 입법 검토도 진행하고 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해신공항 백지화는 그동안 진행해온 검증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선거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sal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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