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건설 계획에 대해 사실상 백지화 방침을 밝힌 17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뉴시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건설 계획에 대해 사실상 백지화 방침을 밝힌 17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뉴시스

■ ‘가덕도 짜맞추기’ 비판 고조

전문가 “4년 전 평가 때와
상황·여건 바뀐 것 없는데
결론 뒤집으니 누가 믿겠나”


4년 전 프랑스 전문기관에 의뢰해 결정됐던 ‘김해신공항’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시킨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리 ‘김해신공항 백지화→가덕도신공항 건설’이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구색갖추기식 검증 작업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할 검증이 정치의 영역에 오염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1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4년 전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을 불러서 공정성을 확보했는데 그때와 상황이나 여건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설명이나 언급 없이 이렇게 바뀔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가덕도 신공항 사업으로 결론을 내놓고 김해신공항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4년 전 평가를 뒤집기 위해서는 당시 평가와 동일한 요소로 무엇이 바뀌었는지 지적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 없이 누가 이번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4년 전 평가에서 김해신공항이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경제성과 접근성 평가를 아예 이번 평가 항목에서 제외시킨 것은 가덕도 신공항으로 결론을 내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솔직히 말하면 내년 보궐선거에 도움이 되니까 하는 것이지, 한두 번 우려먹은 것도 아니다”라며 “내년 보궐선거에서 이겨보려고 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정부가 결정했던 김해신공항 확장안을 정부 스스로 뒤집는 어처구니없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낸 홍의락 대구시 경제부시장도 “가덕도 신공항 추진은 절차상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 정권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라는 답을 정해놓고 원전의 경제성을 평가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론을 미리 정하고 총리실 검증위가 활동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검증위원의 명단을 확보해 ‘검증위에 대한 검증’에 착수하는 한편,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마치 짜인 각본처럼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론이 나자마자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미 인천공항 때와 흡사한 방식으로 법안을 만들어 둔 상태로 정부의 공식 입장 발표만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미 특별법은 부산·울산·경남(PK) 의원들을 중심으로 준비가 많이 돼 있다”며 “동남권 신공항 추진단 단장을 맡은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대표 발의하는 형식으로 이르면 이번 주 내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민주당 소속 PK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의 여야 공동발의와 더 나아가 국민의힘 당론화를 공동추진할 것을 희망한다”며 “이를 위해 여야 PK 시도당 위원장이 참여하는 가운데 공동대응 논의를 시작할 것을 공식제안한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민심을 활용,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국민의힘 부산 지역 의원들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정부의 입장이 곧 나올 것이라고만 밝혔다.

민병기·정철순·윤명진 기자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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