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수위 인맥으로 본 ‘바이든 행정부’ 전망
ASG출신 3명 국무검토팀 합류
CSIS의 힉스 국방검토팀 수장
CNAS 출신 라이스 국무 유력
창립자 플러노이는 국방 확실
독일마셜펀드 2명도 인수위에
글로벌 동맹 복원에 중점 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내년 1월 20일 취임을 앞두고 인수위원회가 한창 활동 중인 가운데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전략 자문회사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ASG)이 바이든 행정부에 영향을 미칠 ‘뉴 트로이카’로 꼽히고 있다. 차기 행정부 인사를 담당하는 기관별 검토팀(ART)에 이들 단체 인사가 속속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면서 이른바 ‘회전문 체제’에 따라 이들 싱크탱크·기업 인사가 행정부 요직에 등용될 가능성이 있다. ART는 내각 인선뿐만 아니라 바이든 당선인의 공약을 반영해 주요 국정과제를 수립하고 있는데, 명단을 살펴보면 바이든 시대의 주안점이 글로벌 동맹 회복과 기후변화, 인권, 민주주의라는 점도 엿볼 수 있다.
◇차기 행정부에서 CNAS·ASG·CSIS 영향력 커질 전망 = 버락 오바마 행정부 인수위에서 브루킹스연구소·미국진보센터(CAP)·CNAS가 싱크탱크 3각 체제를 이뤘다면, 바이든 행정부 인수위에는 CNAS와 CSIS, ASG의 입지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싱크탱크와 전략 자문기업을 합친 ‘뉴 트로이카’ 체제가 생기는 것.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국무장관이던 매들린 올브라이트가 대표로 있는 ASG 출신 인사 3명이 국무부 검토팀에 합류했으며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ASG 수석부대표가 ART를 이끌고 있다. 국방부 ART는 CSIS의 캐서린 힉스 부소장이 이끌고 있다. ART에는 힉스 부소장을 포함해 CSIS 출신 3명, CNAS 인사 2명, 랜드연구소 인사 3명이 포진해 있다. 오바마 행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브루킹스연구소와 CAP도 바이든 행정부에 영향력을 이어갈 전망이다. CNAS 공동 창립자인 미셸 플러노이는 국방장관에 임명될 것이 확실시되고 수전 라이스 전 국가안보보좌관도 국무장관으로 유력한 가운데 브루킹스연구소 출신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재닛 옐런 전 Fed 의장과 함께 재무장관 물망에 올랐다.
정보당국 ART는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가정보국(DNI) 부국장이자 중앙정보국(CIA) 과학기술담당 부국장을 담당했던 스테퍼니 오설리번, 빈센트 스튜어트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이 공동으로 이끌고 있다. 한국계 북한 전문가인 정박(한국명 박정현)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도 해당 팀에 소속돼 있다. 일각에선 박 석좌가 CIA 동아태미션센터 국장을 지내고 DNI에서 북한 담당 선임분석관으로 근무하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분석적 연구를 제공한 만큼 차기 행정부에서 CIA나 NSC로 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NSC ART는 바이든 선거캠프의 외교정책 고문인 제프리 프레스콧이 이끌고 있다. 프레스콧은 오바마 행정부 당시 NSC 중동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중동통이다. 켈리 맥사멘 CAP 부소장, 콜린 칼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공동대표 등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이 NSC ART에 포함됐다.

◇바이든 시대, 글로벌 동맹 회복하고 기후 문제 해결하나 = 미국의 독일마셜펀드 인사들도 ART 명단에서 눈에 띈다. 국무부 ART에 독일마셜펀드 인사가 2명 합류한 상황이다. 독일마셜펀드는 미국과 유럽 간 협력과 이해를 증진하기 위한 비당파적 싱크탱크로 민주주의, 아시아·유럽연합(EU)·러시아의 외교·안보 정책,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지정학과 중국의 부상, 기술과 혁신 등을 주요 연구주제로 삼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외국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동맹 복원에 나서는 만큼 독일마셜펀드가 향후 정책 개발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해석된다.
기후 전문가들도 다양한 ART에 광범위하게 포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보호국(EPA)·에너지·농업부 ART 외에도 국무·국방·재무·법무부, 나아가 중소기업청이나 Fed ART에도 기후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는 향후 청정에너지에 대한 정부 투자를 확대한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기후 모델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700명 이상의 과학자가 옷을 벗었는데 지난 1월 기준 과학 인력이 약 350명으로 채워져 있어 전례 없는 인력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기후변화 대응 임무에 전념할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는 측면에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과 전문가들은 기후 문제에 대한 전체론적 접근법을 제시하는 300쪽 분량의 ‘기후 21 프로젝트’를 바이든 인수팀에 최근 전달했고 이들 일부가 ART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유색인종·성소수자 등 미 역사상 가장 다양한 내각 = 국방·국무·재무장관 등 이른바 내각 핵심 3인방에 여성 후보들이 유력한 가운데 다른 주요 장관직에 여성, 성소수자, 유색인종이 하마평에 오르내리면서 차기 내각의 다양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장관엔 샐리 예이츠 전 법무장관 대행, 국토안보부 장관엔 리사 모나코 전 국토안보·대테러담당 보좌관, 상무장관엔 멕 휘트먼 전 이베이 및 휴렛팩커드 CEO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성소수자인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시장은 주택도시개발부·연방예산관리국 등의 수장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 에너지 장관에는 인도계인 아룬 마줌다 스탠퍼드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
정권 이양을 담당하는 ART 역시 전체 구성원 500여 명 중 절반 정도가 여성이며 40%는 유색인종이거나 성소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재미언론인 안치용 씨의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에 따르면 ART 구성원 중 한국계는 최소 12명이다. 이들은 국무부와 상무부, 재무부, 보건부 등 핵심 부서에 두루 포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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