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의료진과 화상회의서
“지금 많은 일 할 준비 돼있다”
트럼프 11일째 ‘공개일정없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전면에 내세우고 보건의료 종사자들과 화상회의를 여는 등 차기 행정부를 이끌어가기 위한 적극적 행보에 나섰다. 정권 이양을 거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일정 없이 두문불출하며 대선 재검표와 소송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1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간호사, 소방관 등 코로나19 최전선에 선 보건의료 종사자들과의 화상 원탁회의에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을 “전쟁에 나가는 것”에 비유하며 “지금 당장 엄청나게 많은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방역 의지를 드러냈다. 바이든 당선인은 총무청(GSA)이 코로나19 대응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연방자원 접근권을 자신의 인수위에 허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GSA가 자금·장비·정부 데이터 접근을 불허해 제한을 받고 있다”며 “법률상 GSA에는 승자가 누구인지 인정하는 사람이 있다. 절대적인 승자일 필요는 없으며 명백한 승자면 된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빨리 접근권을 주지 않으면 95%의 유효성이 있는 백신과 관련한 모든 계획이 몇 주 또는 몇 달 늦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주·지역 지도자들과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이후 이날 공개일정 없는 11번째 날을 보냈다. 백악관의 트럼프 대통령 공식 일정표에서 기자회견과 정보당국의 비공개 브리핑은 사라졌다. 동맹국들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정상과의 전화통화도 중단했다. 지난달 30일 프랑스 니스 테러와 관련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한 게 마지막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벙커로 삼아 칩거하며 사실상 국정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선거 불복 소송이 잇따라 기각된 가운데 트럼프 재선 캠프는 이날 위스콘신주의 민주당 강세 지역인 2개 카운티에 재검표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0일 화상으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는 참석할 예정이다. 2017년 취임 후 첫 APEC 참여다. 로이터통신은 “정치적으로 위기에 처하자 참석에 대한 생각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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