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00원 대로 급락, 달러예금 잔액 10월 말보다 8000만 달러 늘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00원 대로 급격히 내려가면서(원화 가치 상승) 기업과 개인 모두 ‘달러 비축’에 나섰다. 이에 따라 달러예금은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19일 현재 527억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달러예금 잔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 10월 말(526억2800만 달러)보다 19일 만에 8000만 달러 증가했다. 현재 추세로 봐서는 11월 말 기준 달러예금 잔액이 역대 최대로 올라설 것으로 은행권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달러예금 잔액이 며칠 만에 원화 1조∼2조 원 이상 늘면서 553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돼 원·달러 환율이 22개월 만에 최저치(1113.9원 마감)를 기록한 지난 9일 5개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530억3900만 달러)은 전 영업일(6일)보다 9억7700만 달러나 늘었다.

환율이 1110.0원에 마감하며 2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한 11일에는 불과 이틀 새 22억8700만 달러가 불어나 5개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이 553억2600만 달러에 달했다. 이후 소폭 줄다가 환율이 29개월래 최저치인 1103원대로 마감한 18일엔 다시 531억900만 달러로 늘어났다.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이어져 온 달러예금 증가세는 달러 저가 매수에 나선 개인이 늘어난 영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유학생 자녀, 주재원 가족을 둔 경우 등 평소 꾸준히 달러를 송금해야 하는 실수요 고객들이 달러를 미리 사두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들 가운데 환차익을 노리고 ‘쌀 때 사두자’며 달러를 사들이는 수요가 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한국은행도 최근 ‘10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발표하며 지난달 외화예금 증가의 배경과 관련해 “개인의 경우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달러 저가 매수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고 언급했다.

하나은행이 9월에 판매를 시작한 ‘일달러 외화적금’ 상품의 가입 계좌 수가 3개월 만에 3만 좌를 돌파하고, 누적 판매액이 600만 달러 규모에 달했다. 일반 개인들의 ‘달러 재테크’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와 함께 기업들의 경우 수입대금 등 결제 자금 지급을 위한 달러예금 잔액을 늘려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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