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기간제 근로자 고용안정 가이드라인’과 ‘사내 하도급 근로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의 목적은 기업의 무분별한 기간제 근로자 사용 제한과 하청 업체 소속 근로자의 고용 유지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 취지와 달리 경제단체들은 문제가 많은 지침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가이드라인 내용이 법원의 판단 기준과 맞지 않거나, 자율적 권고사항이 강제적 규제로 다가올 수 있다며 문제점을 제기했다. 노동계와 대척점에 서 있는 경제단체들이 기업에 불리한 지침을 반대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법원의 판단 기준에 상충한다”는 반대 이유에 눈길이 간다. 사내 하도급 가이드라인이 도급 사업주가 하청 근로자의 고용·인건비·교육 등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직접 개입해 노력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이것이 대법원의 ‘불법파견 판단 기준’(하청 근로자의 원청 사업에 실질적인 편입 여부, 업무 지휘명령권, 교육·훈련·휴가 등 직접적인 결정권, 하청 업체의 전문성, 하청 업체의 독립적 기업 조직이나 설비 보유 여부 등)에 어긋난다는 게 경총을 비롯한 재계의 주장이다.
근로자의 근로조건과 고용 안정을 위해 정부가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하지, 법원의 판단 기준을 어긴다는 의혹을 사면서까지 근로자에 편중된 지침을 내놓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경제정책을 편향된 관점에서 다루면 사회가 큰 혼란을 겪게 된다. 경제정책은 정치·외교·사회 분야 등과는 달리 ‘나의 경제적 손익’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런 ‘편 가르기’식 경제정책들로 문제가 발생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위 근로자 소득을 올려주겠다며 기업 재무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단번에 임금을 16.4%나 올렸다가, 오히려 아르바이트생 같은 취약 계층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은 최저임금 정책이 대표적이다. 집 사려는 서민들을 투기꾼으로만 바라보는 징벌적 세금 중심의 부동산 정책은 집값과 전셋값 폭등으로 집 없는 서민들을 절망에 빠트렸다. 무엇보다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청와대와 여당의 강경한 태도는 기업과 기업인을 적폐 세력으로 인식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경제정책을 ‘경제적 관점’이 아닌 ‘정치적 관점’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 엉뚱한 규제가 시장의 자유를 옭아매는 결과를 낳게 된다. 시대 트렌드를 무시한 채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명분으로 대형마트를 강제로 문 닫게 한 결과가 어떤가. 대형마트는 영업이익이 줄었고, 소비자는 불편함만 커졌다. 골목상권은 대형마트의 고객을 끌어들이지 못하면서 혜택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는 가계(근로자), 기업, 정부의 세 축이 서로를 떠받치며 공정한 시장을 만들어 나갈 때 가장 높은 효율을 내는 시스템이다. 기업을 ‘적폐’로 인식하는 문재인 정부 권력가들의 경제철학으로는 침체된 경제를 결코 회복시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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