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육성응원도 자제
두 팀 ‘북돌이’ 2인 1조 4명
“팬들의 함성 북소리에 담아
젖먹던 힘 쏟아 승전고를 !”
“썰렁한 관중석, 하지만 화끈하게 달아오릅니다.”
NC와 두산이 격돌하는 2020 신한은행 쏠(SOL) KBO 한국시리즈(7선 4선승제)가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지만 관중석의 열띤 함성은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육성응원’을 자제해야 하기 때문. 양 팀 팬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구단 응원가와 고수(鼓手)의 북소리에 맞춰 박수를 치면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는다. 특히 웅∼, 쿵∼,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북소리는 가슴을 뛰게 한다. 마치 전쟁터에서 진군을 독려하듯, NC와 두산의 고수는 힘껏 북을 치며 승전을 기원한다. 팬들의 염원을 담아.
24∼25일 열리는 한국시리즈 6∼7차전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인해 입장 관중 수가 대폭 줄어든다. 1∼2차전은 고척스카이돔 최대 입장 인원의 50%인 8200명, 3∼5차전은 30%인 5100명이 입장했지만 6∼7차전에선 10%인 1670명으로 제한된다. 하지만 북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크게 울려 퍼질 것으로 기대된다. 양 팀 응원단의 ‘선봉’ 고수들이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기 때문.
NC 응원북은 김제현(28)-이완우(21), 두산은 박태순(28)-이동범(21)이 책임진다. ‘북돌이’는 2인 1조. 대구 출신인 김제현은 NC의 연고지인 창원이 제2의 고향. 김제현은 2015년부터 응원북과 함께하고 있다.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김제현은 “NC가 신생 구단이지만 야구를 너무 잘해서 매료됐고, 팬으로서 힘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북을 치게 됐다”고 말했다. 창원 출신인 이완우는 “NC 선수들이 안타를 치고 득점을 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면서 “선수들이 북소리에 긍정적인 자극을 받도록 온 힘을 다해 북을 친다”고 말했다.
박태순은 2018년 아르바이트로 두산의 북을 치기 시작했고, 이제는 본업이 됐다. 박태순은 “응원가 비트에 북을 치다 보면 절로 신이 나고, 특히 북소리에 맞춰 팬들이 박수칠 때는 짜릿하다”면서 “얼마 전 정수빈 선수가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배팅 장갑을 선물로 줬는데 이 장갑을 끼고 열심히, 열렬히 북을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범은 지난해 경기장 진행요원으로 일하다가 올해 북돌이로 전업했다. 이동범은 “태순이형이 북을 치는 걸 볼 때마다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 올해부터 함께하게 됐다”면서 “두산이 지난해엔 한국시리즈를 직행했는데 올해는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왔기에 많이 지쳤을 텐데 내 북소리로 피로를 조금이라도 털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 내내 북을 치는 건 쉽지 않은 일. 그래서 2인 1조로, 번갈아 두들기며 흥을 돋운다. 북은 넓은 경기장 곳곳까지 소리가 퍼져야 하기에 ‘빅사이즈’로 웅장하지만, 리듬감 있게 북을 친다. 김제현은 “팽팽한 긴장감에 젖어 승부하는 선수들이 더 힘들 것”이라면서 “승리를 위해 젖먹던 힘을 다한다”고 말했다.
박태순은 “두산이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때 현장에서 뿌듯함을 느꼈고, 올해도 두산이 우승할 것”이라면서 “팬들의 함성을 북소리에 담아 또다시 우승이란 승전고를 울리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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