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을 마무리로, 위장 선발…
韓美, 단기전서 보직 파괴 추세
우리아스, WS서 전천후 활약
최원준·루친스키 불펜으로 써
오늘 모든 투수자원 출격 대기
사령탑 치열한 지략대결 예고
2020 신한은행 쏠(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에서 맞붙은 NC, 두산의 사령탑은 약속이나 한 듯 투수진을 변칙으로 운용한다. NC가 23일 5차전에서 이겨 3승 2패로 앞섰고 1승을 보태면 2011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다. 물론 두산은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6차전에서 반격을 꾀한다.
포스트시즌은 페넌트레이스와는 정반대, 즉 단기전이다. 포스트시즌에선 경기마다 총력전을 펼치며 이에 따라 구위가 뛰어난 투수를 중용한다. LA 다저스는 올해 정규리그 선발투수였던 훌리오 우리아스를 포스트시즌에 불펜으로 기용,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32년 만에 우승했다. 우리아스는 정규리그에서 10경기에 선발로 출장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선 6경기에 등판했고 이 가운데 선발은 2번뿐이었다. 우리아스는 정규리그에선 3승을 거뒀지만, 포스트시즌에선 무려 4승을 챙겼다. 한국시리즈도 마찬가지. 이동욱 NC, 김태형 두산 감독은 보직에 관계없이 그날 컨디션이 가장 좋은 투수를 마무리로 기용한다. 이 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5.1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된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를 4차전에 마무리로 마운드에 올렸다. 루친스키는 2-0이던 7회 1사 주자 1루에서 불펜 등판, 9회까지 2.2이닝(무실점)을 던져 세이브를 올렸다. 루친스키는 24일 6차전에 선발로 출장한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선발인 크리스 플렉센을 2-0으로 앞선 7회 등판시켜 마무리를 맡겼다. 한국시리즈에선 김민규를 2차전 9회 마운드에 올렸다. 김민규는 4차전에선 선발로 등판했고, 6∼7차전은 불펜에서 대기한다. 3차전에서는 이승진이 마무리였다.
이 감독은 6∼7차전에선 선발투수인 마이크 라이트를 중간계투로 활용할 예정. 라이트는 정규리그에선 붙박이 선발로 11승 9패를 거뒀다. 라이트는 특히 선발투수가 조금이라도 삐끗거리면 곧바로 투입, 길게 던질 것으로 내다보인다. 라이트는 3차전에 선발로 등판했지만 6∼7차전에선 ‘필승조’다. 4차전 선발 투수로 나선 송명기도 여차하면 6차전에 계투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두산은 마무리 보직을 따로 두지 않고 6∼7차전을 치른다. 두산의 마무리 이영하는 2차전에서 아웃 카운트를 1개 잡으면서 4안타 뭇매를 얻어맞았다. 이영하는 정규리그를 선발로 시작했고, 시즌 도중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했다. 단기전 마무리 경험이 없다는 게 단점. 김 감독은 이영하를 4차전에선 중간계투로 활용했다. 최원준은 정규리그 후반기 선발투수로 전업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가고 있다.
투수진 변칙운용은 단기전에선 종종 연출된다. 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선 유독 심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정규리그가 뒤늦게 개막되면서 특히 투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이로 인해 부상, 부진이 잇따르면서 투수진의 ‘틀’이 흔들렸다. 정규리그에서도 보직 변경이 잦았던 이유. 양 팀 사령탑은 마지막 승부 한국시리즈에선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를 승부처에 투입할 수밖에 없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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