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왜색(倭色)이라 외면받던 채색화를 온전한 우리 것으로 돌려놓은 채색인물화의 진수를 만날 수 있어 반갑다. 한국화가 강유림, 그는 우리만의 방법을 익힘으로써 내면 세계가 고스란히 투영, 얼굴로 표출되는 심상-표정을 극 중 연기(演技)처럼 그려 왔다. ‘심경(心境)이 투영되는 스크린’이라는 매력 때문에 얼굴을 유심히 본다.
제목에서 말하는 ‘타인’은 위장된 것일지도 모른다. 화면에 캐스팅한 캐릭터는 자신이 예쁜 것을 알고 있는 개성 충만한 나르시시스트 같다. 욕망과 자유, 이상을 희구하는 내면을 거울 보듯 연기하고 있다. 벌새의 등장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낯설면서도 익숙한 욕망의 심벌,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는 너.
이재언 미술평론가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