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급진파 지분 요구 나서
바이든 비서실장 역임한 인물
관리예산처 수장 임명에 반발


미국 민주당이 4년 만에 정권을 탈환했지만, 내년 1월 출범하는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요직 자리를 놓고 내분에 시달리고 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AOC) 뉴욕주 하원의원 등 당내 진보그룹이 내각에서 지분을 요구하고 나선 것. 당장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인물의 관리예산처(OMB) 수장 임명을 반대하면서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다.

24일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민주당 내 진보 급진파는 바이든 당선인이 이날 부통령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브루스 리드를 OMB 처장으로 내정한 것을 반대하는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청원을 주도한 인사는 하원 내 급진 여성 4인방인 ‘스쿼드(Squad)’에 속하는 오카시오 코르테스와 최초의 무슬림 의원인 일한 오마르로, 이들은 리드 내정자가 정부 예산 통제에 중점을 두는 ‘적자 매파(deficit hawk)’라고 비판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지출을 확대해야 하는 시점에서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앞서 민주당 급진파는 당초 바이든 행정부 초대 재무장관에 유력했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의 지명도 무산시켰다. 브레이너드 이사가 기후변화 대응에 인색하며 월가의 금융회사들과 너무 가깝다는 이유였고, 결국 바이든 당선인은 브레이너드 카드를 포기하고 중도 성향의 재닛 옐런 전 Fed 의장을 재무장관에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향후 민주당 내 세력 갈등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바이든 당선인은 물론 낸시 펠로시(민주) 하원의장에게도 상당한 숙제를 남길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당선인이 밝힌 미국 통합에 앞서 당내 통합이라는 난관부터 극복해야 하는 셈이다. 액시오스도 “민주당 내 진보 세력은 자신들이 원하는 인사가 입각에 실패하자 바이든 당선인 측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내각에서 지분 확보가 되지 않으면 내정 인사에 대한 보이콧 등 다각적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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