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핀테크·빅테크 흐름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산업 지형이 정보기술(IT)로 중무장한 새로운 형태의 금융회사 즉 핀테크(IT와 금융이 결합된 회사) 회사들의 매서운 공세로 크게 바뀌고 있다. 각국 금융당국도 이런 변화를 규제 안에서 어떻게 담아낼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마존, 구글 등 미국 빅테크(인터넷 플랫폼 기반의 대형 IT 기업)들은 금융업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대신에 기존 금융회사들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금융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회사 아마존은 메릴린치 등 금융회사들과의 활발한 협업을 통해 지급, 선불 충전, 대출, 카드, 보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빈약한 금융 인프라 네트워크가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간편 결제 수단이 활성화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러한 간편 결제 수단을 운영 중인 중국의 빅테크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경쟁은 실로 치열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위챗페이 사용자는 8억 명으로 5억2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알리페이를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2017년 기준 알리페이가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의 54%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위챗페이는 37%에 그친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새로운 사업에 대한 규제는 강한 편이 아니다”며 “간편 결제 수단 시장 규모가 워낙 커지자 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거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을 발행하는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산국가이자 금융 인프라 수준이 다른 중국 사례를 한국에 바로 적용시키는 건 다소 문제가 있다고 이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미국이나 영국 금융당국은 기존 금융 감독 테두리 안에서 빅테크 혹은 핀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응하고 있다. 미국의 특수목적은행(SPNB) 논란은 미국 금융당국의 핀테크 규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예금 수취, 대출, 지급 결제 등 3가지 업무 가운데 한 가지만 하더라도 SPNB 라이선스를 발급했다. 하지만 뉴욕주 금융당국에서 SPNB 영업 활동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이에 반대했고 지난 2018년 법정 공방 끝에 뉴욕주 금융당국이 승리하게 됐다. 핀테크에 대한 규제가 오히려 강화된 것이다. OCC 역시 한때 SPNB 라이선스를 주긴 했지만 당시에도 핀테크에 대해 다른 금융회사처럼 동일한 규제를 했다. 빅테크 역시 이러한 사정을 이해하고 기존 금융회사들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금융업 우회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최근 소규모 은행이 다수 생겨났는데 금융당국은 기존 금융감독 체계를 흔들지 않고 자본 규제와 유동성 규제를 통해서만 감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유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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