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젠더 폭력 추방의 날’을 맞은 25일 얼굴에 보라색 두건을 두른 여성들이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행진하며 시위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세계 젠더 폭력 추방의 날’을 맞은 25일 얼굴에 보라색 두건을 두른 여성들이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행진하며 시위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1년간 2억4300만명 학대받아
세계 젠더폭력 추방의 날 맞아
16일간 폭력 종식 모금캠페인


11월 25일 ‘세계 젠더 폭력 추방의 날’을 맞아 세계 각지에서 여성 폭력 철폐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유엔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포 이후 잇따랐던 봉쇄 조치 이면에 가정폭력을 포함한 여성에 대한 폭력이 급증하고 있는 현상을 ‘섀도 팬데믹(shadow pandemic)’으로 규정하고 각국 정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유엔여성기구는 이날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16일간을 전 세계 여성에 대한 폭력을 종식하기 위한 모금 캠페인 기간으로 지정했다.

‘세계를 희망의 오렌지색으로 물들이자(Orange the World)’는 구호로 대표되는 캠페인은 우간다·파푸아뉴기니·우루과이·이집트 등 여러 국가에서 도시 건물들을 주황빛으로 물들이며 행진하는 시위로 형상화됐다. 유엔여성기구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많은 가족을 고립시키면서 ‘섀도 팬데믹’을 초래했다고 보고, 각국 정부에 여성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에 자금을 지원할 것을 요구했다.

실제로 올해 여성에 대한 폭력은 급증했다. 유엔여성기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전 세계에서 2억4300만 명의 여성이 학대당했지만, 이 중 40%만이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했다. 특히 올해 봄 첫 봉쇄 조치가 취해진 프랑스에선 정부에 보고된 가정폭력 사건이 전년 대비 42% 불어났고, 이탈리아에선 1월부터 10월 말까지 일어난 ‘페미사이드(Femicide·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에게 살해되는 것을 통칭)’ 범죄가 91건에 달했다. 사흘마다 한 명이 살해된 셈으로, 이 중 가장 많은 56명이 남자친구에 의해 희생됐다.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은 도미니카공화국 군부 독재에 저항하던 ‘미라발 세 자매’가 1960년 11월 25일 독재자 라파엘 트루히요에 의해 살해당한 사건에 기원을 둔다. 1981년 중남미 여성 인권 운동가들이 이들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이날을 여성 폭력 추방의 날로 정했고, 1999년 유엔이 공식 기념일로 지정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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