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검 “수사중단 없다”지만
외풍차단 尹 공백에 좌초 우려


대전지검이 흔들림 없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를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집행 정지 사태 속에서 대검찰청 주요 요직을 장악하고 있는 친정부 성향 간부들과 대전지검 간의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감사원 감사보고서 및 수사 참고자료 등을 바탕으로 한 청와대 윗선 개입 의혹 규명으로 수사가 이어질수록 양측의 갈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6일 문화일보 취재에 따르면 청와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대상으로 한 윗선 수사가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가 가장 큰 변수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외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줄 총장의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인사를 통해 월성 1호기 수사가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대전지검 내에선 이 같은 우려를 의식, 성역 없이 원칙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윗선 수사 과정에서 윤 총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두봉 대전지검장과 대검 지휘부 간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 직무대행은 월성 1호기 사건을 포함한 주요 사건을 간부회의를 통해 지휘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큰데, 대다수 참모(부장)가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유에서다.

한편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 이상현)는 윤 총장 직무집행 정지 명령이 내려진 지난 23일 압수한 휴대전화 포렌식 참관을 위해 한국수력원자력 소속 A 부장을 불렀다. 같은 날 A 부장의 직속 부하였던 B 차장도 소환 조사했다. B 차장은 지난 12일에 이어 두 번째 소환 조사다. 둘은 한수원에서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를 담당했던 실무진이다.

검찰은 둘이 회계법인에 외부 용역을 맡긴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과정에서 원하는 결과로 맞추기 위해 판매단가와 이용률 등을 낮춰 잡도록 하는 방식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원이 검찰에 제출한 수사참고자료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이번 주 내로 한수원 측 실무진 3~4명을 추가 조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실무진 조사를 토대로 검찰이 경제성 평가가 ‘오염’됐다는 판단을 내린다면, 검찰의 다음 수사는 부당한 지시를 내린 윗선 규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윤정선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