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라도나 사망’ 추모 열기

관 위엔 10번 유니폼과 국기…
팬들 이름 외치며 울며 고별키스
AP “국가원수 이상 사랑과 충성”

나폴리도 사진·초상화 뒤덮여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축구영웅, 아니 축구의 신 디에고 마라도나를 추모하는 열기가 뜨겁다.

AP통신 등 외신은 27일 오전(한국시간) 마라도나의 시신이 안치된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카사 로사다 대통령궁 주변에 조문 인파가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길게 줄을 늘어섰다고 보도했다. 마라도나와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아르헨티나 전국에서 몰려온 수십만 명의 군중은 현지시간으로 이른 아침부터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대통령궁 주변에 모였다. 대통령궁 앞 마요광장에는 거대한 마라도나의 초상화가 그려졌고 광장 입구에는 커다란 검정 리본이 걸렸다.

전날 60세에 세상을 뜬 마라도나의 관은 대통령궁 중앙 로비 앞에 자리했고 아르헨티나 국기, 그리고 그의 국가대표팀 배번 10번 유니폼이 관을 덮었다. 현지시간으로 26일 오전 6시 15분 관을 열어 참배객에게 공개하는 ‘오픈 비지테이션’이 시작됐다. 이에 앞서 가족과 지인들이 먼저 고인을 배웅했다. 마라도나의 전 부인과 자녀들, 그리고 아르헨티나가 우승했던 1986년 멕시코월드컵 당시 대표팀 동료를 비롯한 축구선수들이 마라도나와 이별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관저에서 헬기를 타고 대통령궁으로 이동, 조문했다.

일반 추모객들은 마라도나의 관 주변을 지나며 성호를 긋고, 힘차게 손뼉을 치며, 유니폼과 꽃을 던졌다. 그리고 손 키스를 보냈다. 눈물을 흘리며 마라도나의 이름을 외치는 팬도 있었다. 마라도나의 관 주위에는 추모객들이 울면서 던진 수십 벌의 유니폼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애초 아르헨티나 대통령궁 측은 사흘간 조문객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유족의 뜻에 따라 고인의 시신은 이날 저녁 장지로 향했다. 조문 마감 시간인 오후 4시 30분을 앞두고 미처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한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동원하기도 했다. 대통령궁은 팬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조문 시간을 오후 7시까지로 연장하겠다고 밝혔지만 혼란은 계속됐고, 마라도나의 관은 안전상의 이유로 잠시 대통령궁 내부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마라도나의 관은 오후 7시가 되기 전 대통령궁을 떠나 장지인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베야비스타 공원묘지로 옮겨졌다. 이 공원묘지는 마라도나의 부모가 안장된 곳이다. 마라도나의 관이 든 차량이 지나는 길목마다 아르헨티나 국민이 발 디딜 틈 없이 모여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AP통신은 “새벽부터 시작된 이런 장례 의례는 국가 원수에게나 주어지는 것이지만, 그동안 어떤 국가원수에게도 이처럼 많은 국민이 열렬한 사랑과 충성스러운 지지를 마지막 가는 길에 보낸 적은 없다”고 추모 열기를 전했다. 아르헨티나 언론들도 “신이 죽었다” “이제 신이 하늘로 갔다”는 등의 헤드라인으로 ‘축구의 신’ 마라도나를 추모했다.

마라도나가 1984년부터 7년간 몸담았던 이탈리아 나폴리에서도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나폴리의 홈구장 스타디오 산 파올로 앞 광장과 거리는 추모객으로 가득 찼고, 이들은 경기장에 꽃과 카드, 촛불을 가져다 놓았다. 나폴리 거리에는 마라도나의 사진과 초상화가 그려진 깃발들이 가득했다. 나폴리 홈구장 이름은 마라도나로 변경될 예정이다. 이루이지 데 마지스트리스 나폴리 시장은 “나폴리 홈구장 스타디오 산 파올로가 앞으로는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로 불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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