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특법 존폐’에 걸린 강원랜드의 운명 - ② 중복 규제 해소 시급

관련법 여러개… 부처도 제각각
해외카지노 비해 경쟁력 떨어져
한시법으론 장기 발전전략 불가
독립법 제정해 자율성 확보해야


“강원랜드는 영업시간과 테이블 개수, 매출 총액 규제까지 운영과 관련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강원랜드의 한 관계자는 해외 카지노 시설과의 경쟁력에 관해 묻자 이같이 푸념했다.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에 따라 폐광지역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인 강원랜드가 복합리조트로의 발전은 고사하고 카지노 기업으로서도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합리조트는 카지노뿐만 아니라 호텔, 쇼핑몰, 공연장, 대형 회의장 등을 갖춰 다양한 관광객이 한곳에서 각종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을 말한다.

27일 강원도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관광진흥법’ ‘폐광지역개발지원에관한특별법(폐특법)’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공공기관운영에관한법’ 등 여러 관련 법에 의해 중복 규제를 받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카지노 인허가 및 운영 준칙은 문화체육관광부, 내국인 카지노 운영권은 산업통상자원부, 매출 총액 관련은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각종 사업 투자는 기획재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최고의 시설과 자본, 서비스로 무장한 해외 카지노 기업과의 경쟁에서 강원랜드가 애초부터 경쟁력을 갖기 힘든 구조다. 일본은 2018년 복합리조트 실시법을 제정해 2025년까지 오사카(大阪) 등 3개 지역에 복합리조트 건설 계획을 밝혔다. 오사카는 비행기로 인천에서 1시간 40분 거리에 있어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강원랜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가 2018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일본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복합리조트 시장 개방 시, 매년 강원랜드 이용객 67만 명(매출액 1조3300억 원)이 유출될 것으로 추정했다.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 전문성 부족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강원랜드가 2009년부터 폐광지역 대체산업 육성을 위해 설립한 ‘하이원엔터테인먼트’ ‘하이원상동테마파크’ ‘하이원추추파크’ 등 3곳은 모두 적자와 경제성 부족 등으로 사업을 철수하거나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원랜드가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주요 카지노 복합리조트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선 폐특법 개정을 통해 강원랜드 카지노의 안정적 운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내국인 카지노 출입을 허용하는 현재의 10년 한시법으로는 대규모 투자 등 장기적 발전 전략을 세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카지노 관리·감독 체계를 일원화할 수 있는 독립 법률을 제정해 부처별 중복 통제의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원학 강원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른 사행산업을 다룬 한국마사회법, 경륜·경정법과 같이 ‘강원랜드법’을 제정해 카지노 정책의 일관성과 전문성, 자율성을 확보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선=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
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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