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용필 나용필모피부과의원 원장이 남성형 탈모환자의 두피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나용필 나용필모피부과의원 원장이 남성형 탈모환자의 두피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다양한 탈모 치료법, 전문가 진단 필수…먹거나 바르는 약물치료가 효과, 심할 경우 모발이식도

#자주 이용하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탈모 치료제 판매 게시글을 발견한 20대 남성 김모 씨는 혹한 마음이 들었다. 최근 머리숱이 부쩍 줄어들고 있는데 병원에 가기는 부담스러워 고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험 삼아 일단 한번 약을 써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의사에게 직접 진단받은 것이 아니라 찜찜하긴 했지만, 워낙 저렴한 가격에 올라와 있어 판매자에게 한번 문의를 해보려고 한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한 전문의약품 거래 문제가 공론화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8년 신설한 의약품 불법판매 알선·광고 금지 등 규정(제61조의2)에 따르면, 약국 개설자 외에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판매 목적으로 취득해서는 안 된다. 전문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조제하는 경우 이외에는 판매가 금지돼 있다. 그럼에도 중고 사이트에서 위의 사례처럼 탈모 치료제를 비롯한 의약품을 판매하는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경우 환자에게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불법 구매 의약품, 위험성 높아=의료진은 이러한 불법 거래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나용필 나용필모피부과의원 원장은 “우선 전문의약품을 환자의 자의적 판단으로 구입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한 생각”이라며 “정확한 진단과 복약 지도 없이 약물을 구입하고 복용하게 되면 오·남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 원장은 “이때 부작용을 경험할 수도 있을 텐데 음성적으로 거래한 약물은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해결이 어려워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치료제 효과에 대한 문제도 함께 지적된다. 불법 구매를 하면 의약품의 보관이나 사용기한 등이 잘 지켜졌는지 확인할 길이 없어 제대로 된 치료 효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탈모 치료법, 반드시 전문가 진단 필요 = 탈모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는데, 유형마다 원인과 치료 방법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의 올바른 진단 아래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탈모는 크게 원형 탈모, 휴지기 탈모, 남성형 탈모 등으로 나뉜다. 원형 탈모는 면역 체계의 이상과 관련된 질환으로, 먹거나 바르는 약물치료나 두피 내 주사 등으로 치료한다. 휴지기 탈모는 출산이나 영양 상태 변화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별다른 치료 없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또 남성형 탈모는 유전과 남성 호르몬, 나이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먹거나 바르는 약물치료와 모발 이식 등이 대표적인 치료 방법이다.

이 중 남성형 탈모는 전체 탈모 유형 중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보통 정수리 두피가 O자 모양으로 드러나거나 앞이마가 M자형으로 변하며, 하루에 100개 이상의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뒷머리 대비 앞머리 굵기가 얇아지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나용필 원장은 “요즘엔 온라인에 탈모에 대한 정보가 워낙 많아 환자 스스로 1차 진단을 내리시는 분들이 많은데, 일반인이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셀프 진단 후 약을 구입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며 “특히 남성형 탈모의 경우 한번 시작되면 증상이 계속 심해지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전문 병원을 찾아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받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탈모가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모발이식 수술을 고려할 수 있는데, 호르몬의 영향을 받지 않은 뒷머리를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방식으로 시행한다. 모발 이식수술 후 6개월 이상 경과 후 자연스러운 형태를 취하게 된다. 이식수술을 한 후에도 모발의 성장 및 유지를 위해 약물치료를 겸하는 게 좋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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