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지지 독식…길잃은 野주자
여권도 尹해법 싸고 깊은 고심


윤석열(사진) 검찰총장은 올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대립 과정에서 야권 유력 대선 주자로 급부상했다. 기존 보수층은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등 돌렸던 중도층까지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이 현상은 이른바 ‘윤석열 신드롬’으로 불리고 있다.

윤 총장 지지율은 추 장관과 여권의 압박이 거세질수록 치솟았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3∼27일 유권자 2538명(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1.9%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 선거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총장은 19.8%를 기록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20.6%)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이재명 경기지사(19.4%)와 3강 체제를 구축했다. 윤 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유권자 1022명(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을 조사한 결과, 윤 총장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24.7%로 이 대표(22.2%)와 이 지사(18.4%)를 앞섰다. 그동안 여권 후보들이 일방 독주하던 국면에서 보수·중도층 지지를 받는 ‘윤석열’이라는 선택지가 추가된 셈이다. 민주당으로선 대선 경쟁이 본격화하기 전에 윤 총장을 링 밖으로 내쫓아내야 할 상황이 됐다. 이 대표를 비롯한 여권 핵심 인사들이 윤 총장의 판사 사찰 의혹을 거론하며 “명백한 불법이고 범죄 행위”라고 압박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읽힌다.

윤 총장을 바라보는 야권의 속내는 복잡하다. 윤 총장이 보수층 지지를 독식하다시피 하면서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설 곳을 잃은 상태다. 그렇다고 윤 총장이 비호감도가 큰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2017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처럼 당 밖에 제3 지대를 구축하고 독자 세력화를 꾀할 공산이 더 크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총장은 야당 정치인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정부·여당 사람”이라고 선을 긋거나, 주호영 원내대표가 “검찰총장 직무에 충실하라”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확실한 야권 후보로 나선다고 해도 반 전 총장처럼 대선 레이스를 중도 포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당에선 윤 총장과 안철수 대표,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까지 합세한 야권혁신플랫폼이 거론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지지율이 높은 윤 총장이 참여하면 야권혁신플랫폼이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정치 경험이 없는 윤 총장이 야권연대 쪽에 관심을 둘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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