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진공·한결원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확산 박차
휴대전화 통해 간편결제
매출 등 실시간 확인 가능
소득공제도 더 많이 받아
예전엔 종이상품권 통용
거스름돈·현금화 등 불편
인지도 낮아 아직 낯설어
결제방법 교육 등 늘려야
“둘이 하루 종일 장사를 해야 하는데 종이(지류)로 된 상품권을 언제 은행에 바꾸러 갑니까. 손님이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QR코드만 찍어주면 바로 계좌에 입금되는 걸요.”
지난 26일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에서 만난 윤영철(48) 청하건어물백화점 사장은 자신의 가게에 내걸린 QR코드 표지판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존 종이 상품권은 거스름돈 문제 등 불편한 점이 많았다”면서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규하 포항죽도시장번영회 사무국장은 “매일 시장 상인들에게 받는 전화는 종이 온누리상품권이 불편하다는 민원”이라면서 “상인들은 은행 업무시간에 맞춰 방문하기도 어렵다. 교환 한도도 있어 매출 폭 차이가 날 때마다 문제가 되고, 받은 상품권 바코드를 일일이 다시 찍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은 이러한 종이 상품권의 단점을 없애는 동시에 상인의 편의성도 고려해 탄생했다. 소비자는 제로페이 애플리케이션에서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한 뒤 가맹점의 QR코드를 찍어 결제하면 된다. 여기에 제로페이 가맹점 전용 모바일 상품권을 출시, 가맹점마다 QR코드가 부여돼 원·부자재와 식자재를 편리하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앱에서 계좌로 바로 입금되고 결제 상황도 즉각 알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출시한 온누리상품권이 모바일로 운영되면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간편결제 이용이 일상화되면서 종이 상품권의 한계점을 보완한 모바일 상품권이 ‘온누리상품권’의 의미를 부활시킨 셈이다.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에서 사용 가능한 특수목적 상품권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기금에서 비용을 부담해 액면가보다 5~1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해 원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탄생한 상품이지만, 전통시장 이용객의 편의성과 혜택만 고려했을 뿐 상인들에게는 별다른 혜택이 없었다.

온누리상품권의 의미도 되살아났다. 간편결제에 익숙한 소비자들, 특히 젊은층의 유입이 늘어난 것이다. 죽도시장에서 죽도회대게센터를 운영하는 문영식(37) 씨는 “간편결제를 선호하는 젊은층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먼저 모바일 상품권을 쓸 수 있냐고 묻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것은 아쉬움으로 꼽혔다. 죽도시장 상인들에게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을 홍보하는 소상공인진흥단으로 활동 중인 김현아(23) 씨는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사용처가 되려면 제로페이 가맹점이 선행돼야 하는데, 상인들은 기존 상품권과 차이를 인식하지 못해 똑같이 불편한 것이 아니냐는 거부감이 있다”면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시장으로 알려져야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선순환이 될 텐데 이 점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또 전통시장 상인들의 연령대가 높은 만큼 교육과 홍보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김 씨는 “전통시장이 전반적으로 그렇지만, 지방의 경우 상인들의 연령층이 훨씬 높다”면서 “상인회 등과 협력해 홍보와 교육을 늘려 상인과 소비자 모두 혜택을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영식 씨 역시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표시는 가게 앞에 붙은 손바닥보다 작은 스티커 하나뿐”이라며 “좋은 제도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홍보에 힘써 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제로페이를 운영하는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은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활성화가 전통시장이 디지털로 전환하는 데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로의 전환이 시급해진 상황에서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조봉환 소진공 이사장과 윤완수 한결원 이사장은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으로 전통시장 매출 증대 및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시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모바일 간편결제 인프라 확대에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포항 = 글·사진 김온유 기자 kimon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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