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이후 최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5만 원권 환수율이 2009년 6월 최초 발행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 위축 우려로 현금을 쌓아두려는 수요와 대면 거래 감소 등이 겹친 까닭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하경제로의 유입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발권국 발권기획팀은 3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이후 5만 원권 환수율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 5만 원권 환수율은 25.4%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4%포인트 급락했다. 5만 원권 환수율은 최근 3년간 60% 안팎에 육박했다. 다른 권종인 1만 원권(70.5%), 5000원권(86.9%)과 비교해도 크게 낮다.

5만 원권이 꼭꼭 숨은 데는 코로나19가 큰 영향을 미쳤다. 우선 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예비용으로 5만 원권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 또 대면 상거래가 부진하면서 화폐 환수경로에 부정적 충격으로 작용했다. 전염병 특성상 자영업 비중이 높은 숙박 및 음식업, 여가 서비스업 등에서 거래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한은은 “시중은행 담당자 전화 면담 결과 특히 면세점, 카지노 등 관광지 인접 점포, 환전영업자 거래 영업점 및 ATM의 5만 원권 입금이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옥지훈 발권기획팀 과장은 “한국이 주요국과 비교해 하락 폭이 다소 큰 이유는 5만 원권이 화폐 생애주기상 성장기에 있고 자영업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 구조상 고액권 환수 경로가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5만 원권의 발주량 확대 등을 통해 시중 수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해왔고, 오는 2021년에도 발주량을 늘릴 계획이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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