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경찰, 수사권 악용 가능성 더 커져…5공 시대 치안본부로 회귀”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정보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국정원법 개정안을 상정한 뒤 표결 절차를 밟았다.

국민의힘은 ‘대공수사권 이관’ 등 개정안 내용에 반발해 표결에 불참했다.

국정원법 개정안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되 원만한 이관을 위해 3년 유예기간을 두도록 했다.

국정원 직무 범위를 ▲국외·북한에 관한 정보 ▲방첩, 대테러, 국제범죄조직 정보 ▲내란·외환죄 정보 ▲사이버 안보와 위성자산 정보 등으로 명시하고 국내 보안정보, 대공 등 불명확한 개념을 범위에서 삭제했다.

방첩 정보에는 산업경제정보 유출, 해외연계 경제질서 교란 분야가 포함됐다.

개정안은 국정원 직원의 정치 개입 금지 유형을 확대하고, 국회 통제권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정보위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이 특정사안에 대해 보고를 요구하면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이 밖에 불법 감청·위치추적을 할 경우 처벌 근거를 마련했다.

국정원법 개정안은 지난 24일 전체회의 직전 단계인 법안소위에서도 민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민주당은 오는 9일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소속 전해철 정보위원장은 “개정안을 통해 국정원이 불법행위의 악순환을 끊고 경쟁력 높은 순수정보기관으로 변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국정원법 개혁 필요성에 대해선 여야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21대 국회에서 7차례 법안소위와 여야 간사 논의를 통해 수사권 문제를 제외하고 합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경찰이 국내 정보를 독점하는 상황에서 (수사권) 악용 가능성이 더 커졌다”며 “5공 시대 치안본부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이 수사권 이관 준비가 안 됐다는 점을 빗대 “이사할 집은 없는데 이사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개정안의 국정원 직무범위에 ‘해외연계 경제교란’ 관련 방첩 정보가 포함된 것을 두고 “부동산 시장 등 국민 생활과 관련돼 있어 민간인 사찰에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이와 관련, “내국인에 의한 경제교란 질서 행위는 방첩 정보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유예 기간 3년간 경찰이 대공수사권 이관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고, 경찰 권력 비대화 문제도 수사권 조정 등 경찰청법 개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수현 기자 sal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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