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은 프레임 뒤집기에 탁월
尹 찍어내기 내년 보궐 선거용
국민의힘 승리법 잊은 지 오래
與 또 승리하면 50년 집권 토대
나라 망가지면 野도 면책 안 돼
小異 딛고 몸집·투쟁력 키워야
성공 방법을 아는 사람이 성공하듯이 선거도 이기는 법을 아는 정당이 이기기 쉽다. 2016년 이후 국회의원 선거 2번, 지방·대통령 선거 등 전국 단위 선거를 내리 4연승 한 더불어민주당이 그런 정당이다. 내년 4월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를 11개월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대선 전초전이고, 규모로도 전국 단위 선거에 버금가는 큰 선거다. 민주당 소속 전임 시장들이 여성 직원을 성추행한 사건 때문에 치러지는 두 선거의 이슈는 도덕성과 윤리성이 될 것으로 봤다. 그런데 지난달 17일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가 김해 신공항 전면 백지화를 발표하면서 부산시장 선거 구도는 ‘가덕도 신공항이냐, 아니냐’로 확 바뀌었다.
민주당은 불리한 프레임을 단숨에 뒤집어 버리는 신공을 발휘해 왔다. 로마 시대 정치가이자 철학자인 퀸투스 툴리우스 키케로는 집정관 선거에 출마한 형(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에게 “약속을 하고 저버리라”라고 충고했다. 민주당은 재·보궐 선거에 책임이 있으면 후보를 내지 않겠다던 국민과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렸고, 지난 총선 때에는 ‘쓰레기’라고 비판한 비례대표 위성 정당을 창당했다. 이기면 다 합리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 염치도, 원칙도, 상식도 없다. 박근혜·이명박 정부를 청산하는 ‘칼잡이’로 이용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온갖 위법·부당한 수단을 총동원해 찍어내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수사 등 내년 보궐선거에서 불리한 프레임으로 작용할 수 있는 권력형 비리 수사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다.
반대로 이기는 법을 모르는 정당은 판판이 깨진다. 국민의힘을 보면 이기는 법은커녕 네 번이나 왜 졌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당내 중진 의원들과 저녁 식사를 하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사법적 결과에 대해 사과하겠다”고 말을 꺼냈지만, “그러려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며 배신한 것도 사과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지난달 20일 주호영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과 관련, “민주당이 보궐선거를 위해 던진 이슈에 말려들지 말라”고 경고하는 사이 부산 출신 일부 의원은 회의장을 빠져나와 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당명을 바꾸고, 지도부를 교체해도 진정성이 없으면 그건 속임수다. 8개월 전 총선에서 참패해 민주주의 퇴행을 방조함으로써 역사에 죄를 짓고 있음에도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과, 쇄신을 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더 망치고, 그러면 국민이 저절로 압승을 안겨줄 것을 기대하는 ‘망부석 정당’ 같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우리 편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백 가지가 달라도 한 가지만 같으면 찬밥 더운밥 따지지 말고 몸집을 불려야 한다. 그런데 거꾸로 간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공식 제안한 혁신 플랫폼에 대해 김 비대위원장은 “관심 없다”고 일축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민주당으로부터 탄압받으며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윤 총장을 ‘여권’ 후보라고 내치기까지 했다.
그렇다고 헌신과 희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은 ‘대선 종자론’이나 경제전문가임을 내세우며 대선 꿈만 꾸고 있다. 당내 주자를 키우기보다 ‘시효가 끝났다’고 깎아내린 김 비대위원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40대·경제 전문가 출신의 새로운 후보를 찾는다고 했지만 ‘꿈틀이’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에는 ‘반문(반문재인) 페로몬’을 발산하는 매력적인 여왕벌도 없고, 대선 꿈을 버리고 격을 낮춰 서울·부산시장에 출마하려는 후보도 없다.
검찰 조직을 난도질하며 난리굿을 치는 추 장관과 입법 독재를 강행하는 민주당을 막아내는 제대로 된 야당이 보이지 않는다. 24번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수도권 주민들이 전·월세 난민으로 떠돌지만, 대안을 선보이는 야당 의원도 눈에 띄지 않는다.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결기 있게 나선 투사도 없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야당이 지면 ‘50년 민주당 집권론’이 더 현실화한다. 집권 세력이 나라를 망친 죄만큼 이를 막지 못하는 야당의 죄 역시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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