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전(原電)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관련 자료를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불법 폐기했을 뿐 아니라, 그 윗선 은폐를 위한 공작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PC에 저장된 문건 444개의 폐기를 실행한 공무원은 검찰과 감사원 조사에서 “감사원이 PC 제출을 요구할 것이라고 사전에 알려준 사람은 전혀 없다. 자료 삭제 다음날 감사원이 PC를 들고 갔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나도 ‘내가 신내림을 받았나’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2일 보도됐다.

해당 공무원은 지난해 12월 1일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사무실로 가서, 문재인 대통령 재촉대로 결론이 나오도록 조작한 증거일 파일을 대거 없앴다. 그것이 감사와 무관하고, 지시한 배후도 없다고 둘러대기 위해 황당한 “신내림” 궤변까지 동원한 것은 윗선 존재를 감출 방법을 더 찾기 어렵다는 사실의 반증이기도 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월 승진 발탁한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대전지검의 구속영장 청구 승인 재신청을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 기간에 반려한 것도 그 연장선으로 비친다.

대전지검이 윤 총장 지시로 보완 수사를 거쳐 지난달 24일 오전 승인을 재신청한 당일 오후, 추 장관은 윤 총장 직무정지를 명령했다. 영장 보고서에 감사방해죄 외에 더 중요한 혐의가 담겼는데도, 반부패부는 “감사방해죄로 구속된 전례가 거의 없다”며 피의자를 감쌌다. 이제라도 대검은 영장 청구를 지체 없이 승인해야 한다. 자료 폐기 배후는 물론 윗선 은폐 공작도 수사 성역(聖域)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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