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주 원내대표의 뒤편엔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진이 걸려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주 원내대표의 뒤편엔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진이 걸려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尹 부친이 충남 공주 출신이라
‘충청의 아들’ 여기는 민심 반영
이종배 “秋장관 경질” 공세강화
정진석·홍문표 등도 적극 가세


차기 대선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검찰총장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충청 대망론’이 달아오르고 있다. 당 지도부의 경계감과는 달리, 충청권 의원들은 윤 총장을 ‘충청의 아들’로 보는 지역 민심을 의식한 듯 윤 총장 엄호에 나서고 있다.

충북 충주를 지역구로 둔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4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경질하고 (윤 총장에 대한) 잘못된 징계요구를 즉각 취소하라”고 밝혔다. 평소 정책에 대한 발언을 주로 하던 이 의장이 연일 윤 총장과 각을 세우는 정권에 강한 비판을 내놓는 것이다. 비상대책위원인 성일종(충남 서산) 의원도 지난 1일 MBC 라디오에 나와 “윤 총장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 수사한 것이고, 이 정권은 불편한 것”이라며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을 왜 동반 퇴진하라는 것인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윤 총장을 다소 껄끄러워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지만, 지도부 내 충청권 의원들은 윤 총장을 강하게 옹호하는 모양새다.

정진석(충남 공주) 의원도 전날 “윤석열이 대선에 나오면 안 된다는 주장은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 정신을 부정하는 반헌법적 주장”이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당내 최다선인 그는 과거에도 “지난 총선 때 유세장에서 ‘고향 친구 윤석열을 지키는 데 앞장서겠다’던 약속을 지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의원도 같은 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윤 총장을 키운 것은) 천심이며 민심으로, 여야를 초월해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청권 의원들은 과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에 나섰을 때도 이 같은 분위기를 보인 바 있다.

야당 충청권 의원들의 기류는 윤 총장을 ‘충청의 아들’이라고 보는 지역 민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 본인은 서울 서대문구 태생이지만, 부친이 충남 공주 출신이기 때문이다. 지역에서는 윤 총장이 대권의 문앞까지 왔던 김종필·이회창·이인제·반기문·안희정의 뒤를 이을 ‘충청 주자’가 될 수도 있지 않겠냐며 저울질하고 있다는 평가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역 민심은 요동치고 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2.5%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대통령에 대한 대전·세종·충청의 긍정 평가는 30.5%로, 전주(45.4%) 대비 14.9%포인트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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