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유의 문화와 전통을 활용한 관광상품은 다양한 외래 관광객을 유치할 뿐만 아니라 국가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이바지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월드컵 때 시작된 ‘템플 스테이’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숙박 문제 해소와 한국 문화 체험을 위해 한시적으로 기획됐는데, 이제는 연인원 22만여 명이 이용하는 범국가적 문화 콘텐츠로 성장했다.
2021년, 템플 스테이를 잇는 또 하나의 문화 콘텐츠가 준비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태권도진흥재단이 전북 무주에 있는 ‘태권도원’에서 운영하는 태권도 중심의 수련 콘텐츠 ‘태권 스테이’가 그것이다. 템플 스테이와 비슷한 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발차기·품새 등의 태권도 기술과 마음수련·체력증진 등의 내용으로 구성된 태권도 관광상품이다. 종주국의 태권도 성지에서 태권도 수련의 즐거움과 심신의 건강·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마련된 것이다. 태권 스테이는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누구나 체험할 수 있다. 가족·선수·여성·청소년 등 다양한 대상과 태권도를 한 번도 접해 보지 않은 초보자부터 전문 선수·지도자까지 태권도 수련 정도에 따라서 모두 18종의 콘텐츠를 조합해 선택적으로 제공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으로 소규모 가족 단위 여행과 안전한 여행을 선호하는 추세에서 태권 스테이는 딱 안성맞춤인 관광상품이다. 태권도원이 위치한 전북 무주군은 소백산과 지리산을 이어주는 덕유산, 기암괴석들과 희귀 동식물이 자생하는 구천동 33경까지 청정한 자연 환경을 갖춘 곳이다. 여기에 태권도원의 명상·마음수련 등의 콘텐츠를 더한다면 장기간의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지친 참가자들에게 위안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태권도원에서는 지난 11월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온 가족이 수련의 즐거움을 경험하는 ‘가족형 태권 스테이’, 겨루기·품새 심화 과정으로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선수형 태권 스테이’, 호신술과 자기방어 능력 등을 기르는 ‘여성형 태권 스테이’를 선보인다. 정식 운영 전에상품성 보완·만족도 조사·참가자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반영해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향후 태권 스테이가 태권도원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는다면 다양한 기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 태권도원 숙박·이용객·매출의 증가다. 2014년 개원 이후 정체된 태권도원에 새로운 고객층의 발굴과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둘째, 태권도 수련 동기 부여와 확산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이 이후 일상에서 태권도 수련을 이어가게 된다면 태권도 수련 인구의 저변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태권도 산업의 확대다. 전통적인 도장사업과 용품 시장에 머물러 있던 태권도 산업에 관광을 통한 고부가가치 시장의 개발, 태권도 관련 일자리 증가가 예상된다.
태권도의 위상과 가능성은 태권 스테이라는 문화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태권 스테이가 우리 국민의 ‘수련을 통한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되고,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의 문화와 정신적 가치를 확산하는 세계적인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많은 국민과 모든 국내외 태권도인의 애정과 관심이 쏠리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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