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한국화 거장인 산정(山丁) 서세옥 화백이 타계했다. 91세. 대한민국예술원은 “회원인 서 화백이 지난달 29일 숙환으로 타계했는데, 감염병 방역 차원에서 가족장으로 장례를 마친 후 소식을 알리게 됐다”고 3일 밝혔다.
1929년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학자였던 부친 영향으로 한문을 공부하다가 1946년 서울대 미술학부 1회생으로 입학했다. 그는 1960년대에 민경갑, 정탁영 등과 ‘묵림회’ 활동을 하며, 조선 문인화와 서양의 추상화풍을 접목한 ‘수묵 추상’을 창출했다. 1970년대에 묵선과 여백으로 인체의 기운생동을 표현한 ‘사람들(군무)’ 시리즈를 선보였는데, 그의 대표작이 됐다.
서 화백의 1990년 작품 ‘백두산 천지도’는 청와대 본관 접견실 한편에 걸려 있다. 2018년 청와대가 청와대 소장품 특별전 ‘함께, 보다’를 통해 작품을 공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고인은 20대에 서울대 미대 교수가 된 후 미술대학장 등을 지내며 40년간 후학을 양성했다. 1970년대 말에는 성북구 무허가 천막에 사는 동네 학생들을 돕기 위해 운보 김기창 등 동료 화가 33인과 장학단체 ‘성북장학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전국미술대학장협의회 회장과 한·중 미술협회 초대 회장,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등을 지냈다. 2009년 개관한 성북구립미술관 명예관장으로 활동했고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에 작품 100점을 기증해 기념전이 열렸다.
국민훈장 석류장, 일민예술상,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예술문화상 대상,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대한민국예술원상,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서도호(58), 건축가 서을호(56) 씨가 그의 아들이다. 서도호 씨는 문화일보와의 파워인터뷰에서 “예술가로서 아버님을 존경하고 자랑스럽게 여겨 왔다”며 “같은 길을 걸으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가 남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장재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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