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약처, 진단검사 표준안 개발 4년만에 획득
유전자 증폭기반 체외진단법
더 다양하고 정확한 검사 가능
‘K-방역 3T’ 전략 첫 성공사례
80일 걸리던 승인 1주일만에
식약처 빠른 대처 결정적 역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산의 초창기였던 신천지발(發) 대형 집단감염 사태를 빠르게 마무리한 것은 전적으로 진단검사의 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제적으로 갖춰둔 신속한 진단검사 인프라를 통해 신천지 교인 등 주요 의심환자를 빠르게 추적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신천지 집단을 넘어 추가적인 외부 감염으로의 확산을 크게 차단함으로써 1차 대유행은 무사히 마무리됐다. 이를 계기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은 ‘K-방역’의 주역이 됐던 우리나라의 진단검사기법이 이제는 국제적인 표준이 됐다. 전 세계가 앞으로 우리나라의 감염병 진단검사기법을 기준으로 감염병 대응의 기본을 닦는다는 얘기다.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제안한 코로나19 등 감염병 진단검사기법이 지난 2일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국제표준으로 제정됐다. 정식 명칭은 ‘체외진단 시험 시스템, 미생물 병원체의 검출 및 식별을 위한 핵산증폭기반 체외진단 검사 절차(ISO 17822)’다. 이번 국제표준은 유전자 증폭방식 체외진단검사를 수행하는 검사실 운영절차와 방법을 정의한 것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에 적용된 실시간 유전자 증폭기법 등 다양한 감염병 진단검사에 적용할 수 있다.
이번 표준안은 식약처 의료제품 산업표준 전문위원회에서 개발해 2016년에 ISO에 처음 제안됐다. 총 248개 기술위원회가 있는 ISO에서 67개 국가가 회원으로 있는 체외진단시스템 기술위원회에서 이 표준을 다뤘으며, 지난 4년간 식약처 중심으로 기술위원회 논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결과 지난 2월에 기술위원회 회원국 전원 찬성으로 국제표준안으로 확정됐다. 이후 지난 10월 최종국제표준안(FDIS) 투표를 위원 전원 찬성으로 통과한 후 국제표준으로 등록된 것이다.
이번에 국제표준이 마련된 유전자증폭방식 검사결과는 작업 과정상의 작은 차이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표준이 제정됨으로써 코로나19 등 감염병 진단검사의 정확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감염병 진단기법을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국제표준화를 주도해온 노력의 성과로,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진단 역량이 세계 각국의 관심을 받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제안한 감염병 진단 시스템 표준이 국제표준으로 공인받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국제표준 등록까지 이끌어 낼 만큼 우리나라의 진단검사기법이 세계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었던 데는 식약처의 빠른 사용 승인이 큰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국내 확산 초창기였던 1월 29일부터 제조업체의 제품 승인 신청이 시작됐고, 먼저 신청된 4개 업체 제품을 평가해 2월 4일 처음으로 1개 업체 제품이 코로나19 긴급사용 승인 진단시약의 사용승인이 이뤄졌다. 1월 27일 업체들에게 긴급사용 승인 계획을 설명한 후 딱 1주일 만에 승인이 된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80일이 소요되는 허가 제품이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방역에 필요한 시험방법을 택하고 제품의 성능기준을 정해서 신속하게 평가하고 곧바로 방역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7일 만에 승인이 이뤄진 것이다.
아울러 응급실 내원환자 중 6시간 이내에 수술 등 처치가 필요함에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적절한 조치가 지연되거나 의료인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검체 전처리부터 결과 확인까지 1시간 이내로 가능한 응급 선별검사용 제품 9개가 별도로 승인됐다.
이번 국제표준 제정은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K-방역 3T(Test-Trace-Treat) 국제표준화 추진전략’ 이후, K-방역모델이 실제로 국제표준화에 성공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당시 정부는 검사·확진(Test)→역학·추적(Trace)→격리·치료(Treat)로 이어지는 감염병 대응 전 과정에 걸친 절차와 기법 등을 ‘K-방역모델’로 체계화해 국제표준화기구에 제안할 계획을 갖추고 적극적으로 국제표준화를 추진해왔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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