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내활동 늘고 방역피로 겹쳐
정부 거리두기 효과 줄어들어
“일상생활 속 감염 만연” 지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500명을 넘어서는 등 폭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의 잇단 격상에도 효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차·2차 유행에 대처할 때와 달리 거리두기로 이동량이 줄어도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겨울철 실내활동 증가와 함께 시민들의 ‘방역 피로감’이 겹쳐 12월 대유행의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수도권 지역 신규 확진자는 536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처음으로 500명을 넘어섰다. 인구 977만 명이 밀집한 서울에서만 27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 4일 신규 확진자가 295명이 나왔던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경기도에서도 확진자가 218명 추가돼, 이 지역 일일 확진자 수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에서의 코로나19 감염은 소규모의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지속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이유다. 전날 서울에서는 종로구 파고다 타운 식당 관련 21명, 중구 시장 관련 7명, 강서구 댄스교습 시설 관련 7명, 용산구 음식점 관련 5명, 중랑구 병원 관련 3명, 영등포구 교회 관련 2명, 서초구 사우나2 관련 2명 등 10개 집단감염 경로에서 총 69명이 감염됐다. 경기 지역에서도 군포시 당정동 제과업체 에이피알에서 직원과 접촉자 등 14명이 대거 확진 판정을 받았다.
비수도권 역시 다수 지역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비상이 걸렸다. 경남에서는 진주 11명·창원 7명·통영 3명·김해 2명 등 도내 대부분의 시·군에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어지며 확진자가 31명 늘었다. 충북에서는 지난달 23일 벌어진 당구장 집단감염을 고리로 제천 김장모임과 청주 건강식품 제조업체 관련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며 이날도 확진자 24명이 추가됐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3차 유행은 개별 확진자와의 접촉에 따른 감염이 많아, 당국의 거리두기 조치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국에 따르면 전날 확진자 중 개별 확진자와의 접촉에 따른 감염 사례가 118명에 달했다. 소규모 집단 감염을 막는다고 해도 일상생활에서의 감염이 만연해 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뜻이다.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이제는 일상생활 속에서 감염이 만연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대해 “거리두기 간격을 두는 게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선형·최준영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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