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하지만 따르겠다” 왜
직권남용 증거 축적 가능성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상 초유의 징계위원회 회부에 대해 “위법하더라도 절차는 따라가겠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직권남용 혐의 적용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및 감찰권, 인사권 남발은 향후 정권지형 변동이 있을 경우,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총장은 이날 징계위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저쪽에서 아무리 무법과 위법을 저질러도 우리는 절차를 따라가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윤 총장이 위법한 지시와 조치로 판단하면서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은 추 장관의 각종 직권남용 논란을 둘러싼 법정 공방에 대비해 증거를 차곡차곡 쌓아두려는 의도가 있다는 관측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누가 봐도 직권을 남용한 부당하고 위법적인 지시인데도 윤 총장이 이를 따르는 것은 결국 멀리 보고 훗날을 대비하겠다는 취지일 것”이라면서 “직권남용이 명백한 행위에 대한 근거와 증거를 쌓아 두면서 몇 수를 앞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 “내일(10일) 징계위가 열리는데, 논의 과정을 다 기록으로 남겨놔야 한다”며 “감찰위원회에서는 이미 징계가 부당하다고 판정했지만 청와대에서 사실상 징계를 하라고 주문한 이상, 징계는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빠를 수도 있다) 이 광풍이 지나간 후에 헌법 12조를 부정하는 이 위헌적 범행에 가담한 이들은 반드시 사법처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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