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차트 점령… 캐럴의 ‘화려한 귀환’

2018년부터 저작권 탓 침체기
올 지니뮤직 ‘톱200’ 6곡 진입
작년 3곡에 비해 2배로 늘어나
빌보드 차트 장악…해외도 인기

집에서 듣는 편안한 노래 많아
코로나 인한 팍팍한 삶에 위로


크리스마스 캐럴이 화려하게 귀환하고 있다. 아이돌과 트로트 음악의 강세로 최근 몇 년간 단순한 ‘시즌송’에 머물렀던 캐럴은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와 위로의 메시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삶이 팍팍해진 청취자들에게 사랑받으면서 국내외 차트를 점령해가고 있다.

11일 지니뮤직에 따르면, 캐럴이 12월의 ‘톱 200’ 차트에 6곡이나 진입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머라이어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를 비롯해 아리아나 그란데의 ‘산타 텔 미(Santa Tell Me)’, 아이유의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등이다.

이는 지난해 12월의 3곡보다 2배로 늘어난 수치다. 2018년의 4곡에 비해서도 많다. 더구나 크리스마스까지는 아직 열흘 이상 남아 있다는 점에서 순위 진입 속도가 눈에 띈다. 2018년 8월 저작권법이 개정되면서 캐럴 저작권료 문제 등으로 그해 연말 거리에서 캐럴의 선율이 사라지다시피 한 적이 있다. 이후 가수들의 캐럴 음반 발표까지 줄어들면서 거리는 삭막해졌다.

지니뮤직 측은 “2013년과 2014년엔 12월 초에 캐럴 음반이 새로 출시되면서 많은 곡이 순위에 오른 적도 있었지만 올해엔 새 노래 없이 팝송 클래식과 기존 발표곡들로 6곡이 채워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유튜브에는 ‘크리스마스 송’ 또는 ‘크리스마스 캐럴’ 등의 이름을 붙인 실시간 스트리밍 사이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1960년대 캐럴의 고전부터 최근의 팝송까지 명곡들이 흘러나오는데 여기에 500∼1000명이 동시에 접속하고 있다. 공통점은 모두 집에서 들을 수 있는 ‘편안한(Relaxing)’ 음악임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집콕’족이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거의 자취를 감췄던 국내 캐럴 음반도 나왔다. 3인조 여성 보컬 가비엔제이는 4일 시즌송 ‘라스트 크리스마스’를 발매했고, 그룹 더 보이즈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크리스마시’를 공개했다.

해외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더 강세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수십만 명씩 늘어나고 있는 미국에선 올해 캐럴이 평년보다 일찍 인기를 끌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라디오 방송의 음악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바뀌었다. 로스앤젤레스의 라디오 방송 코스트(KOST)는 “청취자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좀 더 빨리 크리스마스 음악을 내보내는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며 “청취자들은 ‘올해는 여러 방면에서 싸워야 하는 해였고, 그래서 휴식과 탈출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빌보드 차트도 캐럴이 장악하고 있다. 머라이어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가 12일자 ‘핫 100’에서 2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브렌다 리의 ‘록킹 어라운드 더 크리스마스 트리(Rockin’ Around The Christmas Tree)’(4위), 보비 헬름스의 ‘징글벨 록(Jingle Bell Rock)’(9위) 등 3곡이 ‘톱 10’ 안에 랭크돼 있다. 머라이어 캐리 곡은 2017년부터 4년간 ‘톱 10’ 안에 들었다.

‘톱 50’까지 넓히면 이런 추세는 더욱 뚜렷해진다. 앤디 윌리엄스의 ‘잇츠 더 모스트 원더풀 타임 오브 디 이어(It’s The Most Wonderful Time of The Year)’(12위), 호세 펠리치아노의 ‘펠리즈 나비다드(Feliz Navidad)’(16위) 등 20여 곡이 들어 있다. 유튜브에서 누적 조회 수 6억6800만 건을 기록 중인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의 팬들은 “코로나는 우리에게 크리스마스를 뺏어갈 수 없다” 며 따뜻한 연말연시를 소망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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