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자 상태 인식하는 차량 AI

GV80·3세대 G80, 머신러닝으로 ‘운전자 루틴’ 1만개까지 파악
ADAS 제어기로 가속성향·반응속도 등 알아내… 半자율주행 패턴 반영

기아차,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 시스템 ‘R.E.A.D’ 개발
카메라·센서로 얼굴 인식 조명·온도 제어하고 졸음·건강이상 대응


자율주행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차량에 탑재되는 인공지능(AI)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AI가 운전자의 평소 주행 습관을 학습해 반(半)자율주행 기능 작동 시 반영하고, 탑승자 감지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의 건강 상태나 감정까지 파악해 긴급 조치를 취하거나 조명·음악 등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술이 이미 개발돼 있다.

◇‘사람처럼’ 운전하는 AI = 제네시스 GV80와 3세대 G80에는 현대차그룹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의 최신 기술이 적용돼 있다. GV80에 최초 도입된 머신 러닝 기반의 운전 스타일 연동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mart Cruise Control-Machine Learning·SCC-ML)이 대표적이다. 제네시스에 따르면, SCC-ML은 AI 기술의 핵심인 머신 러닝을 적용해 운전자의 주행 습관을 파악하고, 이를 작동 패턴에 반영한다. 전방 카메라, 전방 레이더 등의 센서 정보,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조작 정보를 수집한 뒤, ADAS 제어기가 차간 거리, 가속 성향, 반응 속도 등 운전자의 일상적인 습관을 알아내 이를 토대로 반자율주행 작동 패턴을 만드는 방식이다. 단순히 ‘느긋하다’ ‘성급하다’ 수준으로 운전 습관을 구분하는 게 아니라, 예를 들어 ‘저속주행 때는 차간 거리를 좁게 유지하지만 고속주행 때는 넉넉한 거리를 둔다’ 같은 복잡한 운전 성향도 패턴에 반영할 수 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GV80의 SCC-ML이 구현하는 주행 패턴은 약 1만 개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GV80와 G80에 탑재된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Ⅱ는 방향지시등 조작만으로 자동으로 차선을 바꾸는 기능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람이 운전하는 것과 유사하게 느끼게 하는 ‘차로 내 편향주행’ 기능도 갖추고 있다. 반자율주행 기능은 기본적으로 차로 중앙을 유지하며 달리는데, HDA Ⅱ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예를 들어 오른쪽 차로에서 달리는 차가 내 차 옆으로 붙고 있다면, 시스템이 이를 인식해 자동으로 내 차를 좀 더 왼쪽으로 움직여 사고를 예방한다.

◇운전자 안전·건강을 지키는 AI =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운전자 부주의 경보시스템(Driver State Warning·DSW)은 운전자 부주의로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DSW는 계기반 내부에 장착된 적외선 카메라로 운전자 얼굴을 300개의 점으로 지정해 모니터링한다. 이들 점을 통해 동공 방향, 표정 등 세세한 안면 정보를 인식하면 AI가 운전자의 집중 수준을 판단, 단계별로 경고를 보낸다. DSW 같은 탑승자 감지 기술은 헬스케어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 탑승자 감지와 생체 인식 기술이 더해지면 음주 여부, 감정 상태 등에 따라 실내 환경을 바꿀 수 있고, 운전자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거나 심정지 같은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AI 판단에 따라 자동차가 저절로 멈추고 긴급구조 요청을 보낼 수도 있게 된다.

기아차가 개발한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R.E.A.D.) 시스템은 자동차와 운전자가 교감하는 기술이다. 자동차 인공지능이 운전자 표정과 생체 신호를 인식, 감정과 상황에 맞게 조명과 음악 등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한다.  기아차 제공
기아차가 개발한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R.E.A.D.) 시스템은 자동차와 운전자가 교감하는 기술이다. 자동차 인공지능이 운전자 표정과 생체 신호를 인식, 감정과 상황에 맞게 조명과 음악 등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한다. 기아차 제공

◇탑승자 감정까지 이해하는 AI = 기아차가 개발한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Real-time Emotion Adaptive Driving·R.E.A.D.) 시스템은 자동차와 운전자가 교감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이다. R.E.A.D. 시스템은 자동차가 운전자의 생체 신호를 인식해 실내 각종 기능을 통합 제어한다. 운전자의 감정과 상황에 맞게 실내 공간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하는 것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이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기아차에 따르면 R.E.A.D. 시스템은 AI 머신 러닝 기술과 고도화된 카메라, 센서, 차량 제어 기술이 결합해 탄생했다. R.E.A.D. 시스템이 기존 생체 정보 인식 기술과 다른 점은 실시간으로 운전자의 감정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사전에 설계된 제어 로직에 따라 졸음이나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 등에 대응하는 현재의 안전 기술보다 더욱 진보된 기능이다.

먼저 가속과 감속, 진동, 소음 등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운전자가 반응하는 생체 정보와 감정 상태를 머신 러닝 기술을 이용해 자동차 AI가 학습한다. 이어 자동차의 실내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감정 상태, 생체 정보를 실시간으로 추출한다. 대시보드에 설치된 얼굴 인식 센서가 표정을 인식하고, 운전대에 장착된 전극형 심전도 센서는 심장 박동수와 피부 전도율 등을 측정한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AI가 운전자의 심리 상태를 유추하고, 상황에 맞게 음악·온도·조명·진동·향기 등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R.E.A.D. 시스템에는 가상 터치식 제스처 제어 기술인 ‘V-터치(Virtual Touch)’도 포함됐다. V-터치는 3D 카메라를 통해 탑승자의 손끝이 가리키는 곳을 인식해 조명, 공조장치, 각종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기존 기술은 근거리에서 한정된 운전자 제스처만 인식했는데, V-터치는 탑승자의 손과 눈을 함께 인식해 정확도가 높다. 기아차는 이 밖에 ‘음악 감응형 진동 시트’ 기술도 개발했다. 탑승자가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주파수와 비트에 따라 시트에서 진동이 울린다. ‘감성 주행’을 위한 기능이지만, 차선 이탈 경고나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과 결합해 안전 기술로도 활용할 수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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